BNK금융 차기 회장 선정 연기…낙하산 인사 오나

왼쪽부터 박재경 BNK금융그룹 회장대행, 정민주 BNK금융경영연구소 대표,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문재인 정부 금융권 인사의 시금석으로 주목 받는 BNK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자 선정이 오는 21일로 미뤄졌다. BNK금융 임원추천위원들은 내·외부 인물 가운데 누구를 선정할지 입장이 팽팽하게 갈려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BNK금융 내부에서는 낙하산 인사설이 현실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BNK금융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17일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박재경 BNK금융 회장대행, 정민주 BNK금융경영연구소 대표,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등 3명을 대상으로 최종 후보자 선정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임추위는 오는 21일 오후 7시에 최종 후보 선정을 재논의하기로 했다. 임추위가 미뤄지면서 부산은행장 후보 3명에 대한 심층면접과 최종 후보자 선정도 다음주 중반으로 연기됐다.

최종 회장 후보자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총 6명의 임추위원 가운데 과반수인 3명 이상에게 표를 받아야 하는데 임추위원 사이에 의견이 갈리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부산은행 노조 한 관계자는 “내부 인사와 외부 인사를 두고 임추위원 별로 의견이 3대3, 혹은 4대2로 갈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임추위는 김영재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 윤인태 법무법인 해인 대표변호사, 이봉철 롯데그룹 경영혁신실 부사장, 문일재 대한석유협회 상근부회장, 김찬홍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차용규 OBS경인TV 대표이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BNK금융 노조는 차기 회장 후보자 선정을 앞두고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낙하산 인사설을 제기하며 사퇴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김 전 부회장은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03년 6월부터 현대증권 사장을 맡으면서 고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인맥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8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의 경제고문으로도 활동했다. 게다가 은행 경력이 전무한 증권 전문가인데다 71세 고령으로 BNK금융 회장으로 적절한지 의문도 제기된다.


박광일 부산은행 노조위원장은 “김 전 부회장은 순수 증권맨 출신으로 리스크 관리를 중시하는 은행업과 본질이 다르다”며 “더불어 1946년생으로 KB금융그룹과과 하나금융그룹이 만 70세, 신한금융그룹이 만 67세 미만으로 회장 연령을 제한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터무니없이 나이가 많다”고 말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BNK금융 임추위에서 후보자 선정을 위한 최종 평판 조회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임추위원들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더 연기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