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감독은 남성? 인권위 "성별균형 대책 세워라"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국가인권위원회 전경. / 사진제공 = 국가인권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가 남성 위주의 미화감독(관리자) 채용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18일 우체국시설관리단 이사장에게 남성 위주의 미화감독 채용관행을 개선하고 성별균형 채용 대책을 수립·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미화업무 경력이 있는 여성 지원자를 배제하고 경력이 없는 남성 지원자를 미화감독으로 채용한 행위가 합리적 이유 없이 여성을 불리하게 대우하는 차별행위라는 것이다.

인권위에 따르면 김모씨(57·여)는 2015년 7월 대구사업소의 미화감독 공개채용에 지원했다. 면접에서 면접관으로부터 "남자 직원들을 어떻게 관리할거냐"는 질문을 받은 뒤 미화감독에 채용되지 못했다. 우체국시설관리단 노조지회장은 김씨의 탈락이 성별을 이유로 한 차별 행위라며 지난해 5월 인권위에 진정을 넣었다.

우체국시설관리단은 김씨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채용에서 불합격시킨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 조사 결과 우체국시설관리단은 미화감독 채용공고에서 경력자를 우대한다고 했음에도 채용공고와 달리 경력이 없는 남성을 채용했다. 또 우체국시설관리단의 사업소장 64명과 미화감독 23명이 모두 남성으로 채용된 사실도 확인했다.

인권위는 이처럼 사업소장과 미화감독 등 현장관리자가 모두 남성인 것은 우연한 결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면접관이 김씨에게 "여자로서 남자직원들을 어떻게 관리할거냐"고 했던 질문은 현장관리자를 남성이 담당해야 한다는 편견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유사 사례 재발방지 권고 정도로는 남성 위주의 관리직 채용 관행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우체국시설관리단이 적극적인 성별균형 채용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