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칙' 인정된 금호타이어 통상임금 소송…기아차에 영향?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사진제공=금호타이어

법원이 금호타이어 (6,260원 ▼220 -3.40%) 생산직 근로자가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을 이유로 1심 판결을 뒤집고 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업계에서는 이달 말 1심 선고가 예정된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소송에도 비슷한 법리가 적용될지 주목하고 있다.

광주고법 제1민사부(부장판사 구회근)는 18일 금호타이어 노동조합 소속 조모씨 등 5명이 금호타이어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가 일부 승소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조씨 등은 단체협약에 따라 지급되는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금호타이어가 상여금을 제외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임금 지급했다며 2013년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가 요구한 1인당 미지급 임금은 3800만원으로 법정이자 등을 감안하면 수천만원을 받게 된다.

하지만 재판부는 "원고가 요구하는 부분이 통상임금이 맞지만 노사 합의를 통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했다"며 "조씨 등을 포함한 생산직 근로자들은 소송을 제기할 때까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서 제외되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이나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여금이 통상임금으로 산입될 경우 금호타이어에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며 "이에 금호타이어의 신의성실의 원칙 항변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노사의 단체협약 관례,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초래될 경영상의 어려움 등이 우선 적용된 것이다.

재계는 이번 판결이 기아차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기아차는 이번 소송에서 지면 청구금액과 이자를 포함해 약 1조원을 지급해야 한다. 특히 소송 결과가 전 직원에게 확대 적용되면 부담금이 약 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기아차 (110,400원 ▼1,800 -1.60%)도 금호타이어와 마찬가지로 기존 노사의 통상임금 합의를 뒤집을 경우 회사에 과도한 부담을 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기아차의 통상임금 소송은 오는 24일 변론기일을 거쳐 31일 선고가 내려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