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즐기는 쇼핑 시간 '산책'

머니투데이

김미혜 송파에코동물병원장
정리=김주동 기자

강아지들도 사람처럼 쇼핑을 좋아할까?

모든 사람이 쇼핑을 좋아하지는 않겠지만 많은 사람들이(나를 포함해서) 좋아하는 건 사실이다. 넓은 장소, 새로운 트렌드의 물건, 새로운 사람, 냄새, 맛있는 음식…, 좋아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쇼핑"이라는 단어가 주는 신선함(?)은 언제나 유효한 것 같다.

강아지가 산책을 하는 것은 사람의 쇼핑과 비슷하다. 넓은 장소, 날마다 바뀌는 흙과 풀 냄새, 신선한 공기, 새로운 친구들…, 그리고 어쩌다가 사랑에 빠지는 기회를 만나기도 한다.

산책을 하다 보면 강아지의 표정도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산책이 주는 이로움은 익히 알려져 있다. 배변 활동을 하며 영역표시도 하고, 쌓인 스트레스를 배출하기도 한다. 정신건강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근육량을 키워주고 피부·모발 건강까지 좋게 한다.

반려견과 같이 산책하는 사람은 즐거워하는 강아지를 보며 덩달아 행복감을 느낀다. 강아지도 표정이 있어서 집에 있을 때와 밖에서 산책할 때 표정이 확연히 다르다. 천진난만하게 뛰고 웃는 그들을 볼 때 보호자들도 '힐링'이 되고 엔돌핀이 솟는다. 나 역시 강아지와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걔들도 즐거워하고 나의 자전거 타는 즐거움도 배가된다.

그래서 강아지와 같이 걷는 시간은 강아지의 건강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보호자를 위한 시간이기도 하다.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도 산책을 통해 운동도 하고 햇볕도 쬐기도 한다. 아이들이 주는 이런 에너지는 돈으로 살 수도 없다.

최근 달걀 파동으로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서울시수의사회 반려동물행동학 연구회'는 이에 대한 5가지 원칙을 소개한 바 있다. △부적절한 영양관리로부터의 자유, △불쾌한 환경으로부터의 자유, △신체적 고통으로부터의 자유, △정신적 고통으로부터의 자유, 마지막으로 △자연스러운 본능을 발현하며 살 수 있는 자유이다.

언뜻 봐도 반려견과의 산책이 위 5가지 항목 중 여러 가지와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가끔은 반려견과 먼 곳으로 가는 것도 좋다.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가끔 즐기듯 말이다.

김미혜 수의사(송파에코동물병원장)

★팁: 　1. 강아지와 산책할 때는 천천히 걷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이 냄새 맡는 것은 쇼핑을 즐기는 것과 비슷한 행동이기에 최소한 15~20초 정도는 기다려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2. 강아지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집에서 쉬는 게 좋습니다. 무리하면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 있습니다.
　3. 가슴줄과 배변 봉투는 필수입니다. '펫티켓'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