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육류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중징계 불가피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동양생명이 지난해 말 발생한 육류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내부통제 미흡으로 임원까지 징계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0일 “동양생명을 비롯해 육류담보대출 부실 사태와 관련된 저축은행과 캐피탈사 등에 대한 제재 수위를 조율하고 있다”며 “피해액이 적지 않은 만큼 관리책임 소홀로 엄중 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양생명을 비롯한 저축은행, 캐피탈사는 유통업자들이 보관하고 있는 냉동육류를 담보로 돈을 빌려줬는데 지난해말 일부 유통업자와 창고업자들이 동일 육류를 담보로 여러 금융회사에 대출을 받아온 사실이 드러나 약 6000억원 규모의 피해액이 발생했다. 동양생명은 피해액이 약 3800억원으로 가장 크다.

금감원은 이후 관련 금융회사의 내부통제가 적절히 이뤄졌는지에 초점을 맞춰 현장점검 등 조사를 진행했다. 특히 동양생명은 일부 유통회사의 대출잔액이 급격히 증가했음에도 육류담보대출을 지속적으로 늘린 점과 중복대출을 미리 인지하고도 타 금융회사와 공조하지 않고 금융당국에 늑장 보고한 정황 등이 제기돼 내부통제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동양생명은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제재 범위에 임원까지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임원 제재의 경우 문책경고 이상이면 향후 임원 선임이 제한된다.

다만 임원까지 제재대상에 들어가려면 내부통제 미흡과 손실이 발생한 경위 사이에 명확한 연결 관계가 입증돼야 한다. 금감원은 법률적 부분을 충분히 검토한 후 제재심의위원회에 안건을 올려 제재를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