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유럽 '문지방' 위협"…북아프리카, 유럽 테러 거점 부상

19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라스람블라스에서 현지 주민들이 지난 17일 발생한 차량 돌진 테러로 숨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스페인에 이어 핀란드와 러시아에서 잇따라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이 일어나 유럽이 또다시 테러 공포에 휩싸였다.

전문가들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세력이 약해진 수니파 극단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북아프리카를 거점으로 삼아 유럽에 대한 테러를 일삼을 공산이 크다고 경고한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핀란드 경찰은 전날 남서부 도시 투르크에서 일어난 칼부림 사건을 테러 공격으로 간주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전날 수도 헬싱키에서 약 100㎞ 떨어진 투르크 중심가에서 갑작스런 흉기 난동으로 현지 여성 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에는 영국인과 이탈리아인 등 외국인도 있었다.

현지 경찰은 이 사건의 용의자로 5명을 체포하고 1명을 인터폴을 통해 수배했다. 경찰은 이번 공격을 테러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고 체포된 유력한 용의자는 18살의 남성으로 지난해 핀란드에 입국해 난민 지위를 신청한 모로코인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이 용의자가 여성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며 남자 부상자들은 이를 막으려다 다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격의 배후를 자처하는 테러단체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러시아 시베리아의 수르구트 중심가에서도 이날 오전 보행자 등 민간인을 상대로 한 칼부림 공격이 일어나 7명이 다쳤다. 용의자는 경찰이 쏜 총에 맞고 현장에서 숨졌다.

용의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한 현지 매체는 러시아 남부 다케스탄 출신의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 집안의 19살 남성이라고 전했다.

현지 당국은 이번 사건과 테러의 연관성을 부정했지만 IS는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IS는 지난 1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14명의 사망자를 낸 차량 돌진 공격도 자신들이 벌인 일이라고 했다.

불과 사흘 만에 스페인, 핀란드, 러시아 등 유럽 곳곳에서 무차별 공격이 이어지자 유럽은 다시 테러 공포에 휩싸였다. 이번 테러가 모두 민간인을 표적으로 한 데다 핀란드 테러는 특히 여성을 상대로 벌인 것으로 알려져 공포감이 더 고조됐다.

전문가들은 IS가 최근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거점을 잃으며 약해진 게 오히려 유럽 등 외국에 대한 무차별 테러 공격 빈도와 수위를 높이는 배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들이 특히 민간인을 노린 '소프트 타깃 테러'로 공포감을 극대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 일요판인 옵서버는 20일 모로코의 IS 테러리스트들이 유럽의 문지방을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의 세력이 약해지면서 전장에 있던 모로코 출신 IS 전사들이 본국으로 돌아와 유럽 공격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아프리카 대륙의 북쪽 끝인 모로코에서 지브롤터 해협을 넘으면 유럽 대륙의 서쪽 끝인 스페인에 닿을 수 있다.

바르셀로나 테러 용의자 12명 가운데 6명도 모로코 출신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전장에서 모로코로 복귀한 IS 전사가 3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IS의 위세가 한창일 때 이라크와 시리아 전장으로 나선 모로코인 IS 전사가 1600명에 달했다고 한다. 신문은 북아프리카가 IS의 복수를 위한 유럽 공격 발사대(launchpad)가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