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10% '뚝' 업친데 덮친 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 (6,490원 ▲70 +1.09%) 주가가 실적 부진과 M&A(인수합병) 잡음 등 이중 악재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2분기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든 데다 상표권 마찰을 넘긴 중국 더블스타와의 M&A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며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M&A 지연으로 인한 영업력 훼손이라는 악순환 우려마저 나와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21일 증시에서 금호타이어는 전 거래일과 동일한 67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4일 종가 7470원에서 10.2% 하락한 금액이다. 시가 총액은 1조601억원으로 1조원선마저 위태해졌다.


같은 기간 3.9% 빠진 코스피 지수를 감안하면 시장 수익률 절반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낸 셈이다. 경쟁사 한국타이어의 하락률 7.1%와 비교해도 금호타이어의 낙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타이어의 최근 주가하락 1차 원인은 실적이다. 금호타이어는 14일 반기보고서를 통해 2분기 매출 7122억원에 영업적자 22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4.3% 줄었고 407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증권업계 컨센서스(전망치) 3억원 흑자에도 한참 못 미치는 실적이다. 컨센서스 대비 7%가량 적은 영업이익을 올린 한국타이어에 비해 주가 낙폭이 큰 이유도 업황대비 부진한 실적에서 찾는다.


여기에 중국 더블스타와 진행하던 M&A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가며 불확실성을 키웠다. 채권단 KDB산업은행과 9550억원에 매각협상을 벌이던 더블스타는 최근 실적 악화를 근거로 우발채무 손해배상 한도인 16.2%(1547억원)를 매각가에 반영하고, 추가 인하를 요구했다.

채권단이 더블스타의 요구를 반영하면 매각가가 7000억원대로 떨어진다. 동시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우선매수권이 부활한다. 올해 3월 더블스타와 SPA(주식인도계약) 체결을 기점으로 끌어온 매각 줄다리기를 원점에서 다시 진행해야 한다. 산은이 금호아시아나그룹 측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하면서 고비를 넘긴 상표권 사용조건 분쟁도 여전히 불씨가 남아있다.

문제는 M&A 협상이 길어지면서 금호타이어 영업력이 훼손될 것이란 우려다. 그동안 증권업계는 금호타이어가 'M&A 협상 마무리'를 계기로 실적회복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중국 공장 가동 정상화 및 국내외 영업망 회복으로 실적 개선을 시작할 것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M&A로 인한 잡음이 장기화되면서 영업망 훼손과 그에 따른 매각협상 난항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년대비 실적 15% 악화시 계약해지가 가능했으나 더블스타는 가격 인하 요구로 인수 의지는 유지했다"며 "딜이 길어지면서 (금호타이어의) 영업환경 악화도 유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