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안드로이드 최대 17조 韓 GDP 성장 기여"

구글이 자사의 모바일 OS(운영체제) 안드로이드가 최근 5년간 한국 GDP 성장에 기여한 규모가 최대 17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안드로이드의 오픈 소스 사용으로 인한 개발 비용 절감,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서다.

구글코리아는 22일 서울 대치동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간담회를 열고 '안드로이드 개방형 생태계가 한국에 미치는 경제효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구글이 의뢰하고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 컨설팅 업체인 알파베타가 진행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의 경제효과를 정량화해 분석한 보고서가 발표되는 건 안드로이드 출시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불거진 구글의 한국 지도 반출 요구와 조세회피 논란으로 반(反)구글 정서가 팽배해진 시점에서 발표한 보고서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국내시장에서 구글의 반독점 행위가 있었는 지 여부를 주시해왔던 상황이다.

알파베타는 보고서에서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2010년 이후 5년간 한국 연간 GDP의 최대 0.27%포인트(약 17조원, 150억달러)에 기여했다고 추정했다. 안드로이드 오픈 소스 사용으로 개발 비용을 절감, 스마트폰 가격 인하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이로인해 2010년 이후 300만명 이상의 한국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보고 이 같이 추산했다.

더불어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안드로이드 개발자 수가 3배 증가한 만큼, 스타트업 허브로 불려지는 한국에서의 디지털 경제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2015년 기준 4만명 이상의 안드로이드 앱 개발자를 포함해 총 12만5000명 이상이 직간접적으로 안드로이드 연관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에게도 시간 절감의 측면에서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조사들이 오픈 소스로 공개된 안드로이드를 사용함으로써 OS를 직접 개발할 필요가 없어져 100만일 정도의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 OS 테스트, 유지보수, 업데이트 등에 소요되는 시간 도 연간 7만4000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러한 비용을 혁신과 연구개발을 위해 투자, 산업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앱 개발자들 역시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경제적 혜택을 받았다고 추정했다. 전 세계 190여 국가의 10억명의 사용자에게 동시에 앱을 노출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안드로이드 기기에 기본적으로 보장되는 호환성으로 개발 시간을 30% 절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한국에서 개발된 60000개 이상의 앱에 대해 170억원(1500만달러)에서 최대 850억원(7500만달러)까지 비용이 절감됐다고 추정했다.

통신사업자들 역시 안드로이드로 인해 경제적 이득을 취했다고 분석했다. 2010년 국내 첫 안드로이드 폰 출시 이후 5년 만에 3000만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등 안드로이드 기기 보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데이터 트래픽 수요도 늘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이후 데이터 트래픽 수요는 매년 60% 성장했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안드로이드를 이용하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기여하는 경제적 효과가 연간 총 4조5000억원(약 40억달러)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알파베타 조사결과 한국 소비자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연간 가치를 약 15만2000원(135달러)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3000만명 이상의 한국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이 누리는 안드로이드 가치를 총 4조5000억원으로 추산한 것.

한편, '안드로이드 개방형 생태계가 한국에 미치는 경제효과' 보고서는 안드로이드 오픈 소스 플랫폼의 경제적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2016년 연구조사에 착수하였으며, 입수 가능한 가장 최신 자료인 2015년도 수치를 근거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