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쳐모인 중기부 산하 지방조직, 다이어트 돌입하나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급격히 증가한 산하 지방조직에 메스를 들이대기 시작했다. 새롭게 이관된 공공기관과 기존 산하기관 사이에 주요 업무와 기관별 지방조직이 다수 중첩돼서다.

22일 관련부처 및 산하기관 등에 따르면 중기부는 9월 예정된 대통령 업무보고를 앞두고 ‘산하기관 구조조정 플랜’ 작성에 돌입했다. 문재인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중기부 산하 기관으로 이관된 기술보증기금, 테크노파크,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비롯해 기존 지방조직을 보유한 중소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 지방중소기업청이 대상이다. 이들 조직의 사업 충돌로 자칫 ‘중복 예산’ 논란에 휩싸일 수 있는 만큼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3개 기관이 중기부 관할로 옮겨오면서 부처 내 다수의 지역 기관이 혼재하는 양상이다. 일례로 부산의 경우 부산지방중소기업청을 비롯해 중진공 부산지역본부, 소진공 부산울산경남지역본부, 기술보증기금 부산본부, 부산 테크노파크본부, 부산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6개 중기부 유관 기관이 존재한다.

문제는 일부 특화된 정책자금이나 기술개발(R&D) 업무 등을 제외하면 기관별 상당수가 겹친다는 점이다. 지역 창업 거점사업은 6개 기관 모두 추진하고 있고, 중소기업·소상공인 자금지원은 중진공과 소진공, 기보가 담당하고 있다. 중소기업 수출·마케팅·교육 지원사업에도 지방청을 비롯해 중진공, 소진공, 테크노파크 등이 발을 담그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기부는 산하 지방조직의 구조조정 업무에 돌입할 태세다. 우선 기술보증기금을 벤처혁신정책과로 배치한 뒤 자체 창업 발굴 프로그램을 줄이고 유망 스타트업과 벤처 후속 투자유치업무를 주력으로 맡길 예정이다. 일반 보증업무는 중진공과 업무협의를 거친 뒤 사업별 통합 가능성이 점쳐진다.


테크노파크는 창업 업무에서 배제하고 4차산업혁명 대비 우량 중소기업의 기술개발(R&D)지원 후속조치에 힘을 실어 줄 전망이다. 지방 중소기업 역량 강화 업무를 특화시키는 취지로 지역기업육성과로 배치했다. 다만 수천명의 인력이 산재해있다보니 인력 구조조정은 기능조정 이후가 될 전망이다. 테크노파크의 경우 전체 직원(2265명)의 98%인 2230명이 지방조직에 근무중이다. 기술보증기금도 약 75%인 800여명이 지방에서 일한다.

박근혜정부에서 주목을 받았던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아직까지 역할과 기능에 대한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센터별 차이는 있지만 참여기업과 중기부 간 활용에 대한 견해가 엇갈린다. 게다가 성과평가 기록이 없고 특화된 기능이 뚜렷하지 않아 구조조정 기준을 정립하기도 어렵다는 평가다. 최근 최수규 중기부 차관 주재로 열린 18개 센터장과의 간담회 결과를 토대로 기능 조정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중기부는 기관별 특화 업무를 지정해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도록 구조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일부 기능은 합치고, 불필요한 기능은 지방자치단체과 협의해 추후 활용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중기부 관계자는 “중기부 산하 지방조직의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끝나면 유기적인 업무 추진과 기관 체질 개선을 위해 ‘원루프’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