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독거노인, 30년 뒤 가장 '흔한 가구'

'2015~2045년 장래인구추계 시도편'/자료=통계청

2045년에 1인 가구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 하는 가운데 혼자 사는 노인, 노부부가 전국 어디서든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가구 형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반면 부부가 어린이, 청소년 자녀 1~2명과 함께 사는 핵가족은 점차 감소한다. 저출산·고령화 심화로 자녀 수가 줄고 고령층이 늘어나는 결과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15~2045년 장래가구추계 시·도편’에 따르면 총 가구 수는 2015년 1901만3000가구에서 2043년 2234만1000가구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한다. 2045년엔 2231만8000가구로 예상된다. 가구 수 감소 시점은 총 인구가 줄 것으로 예상되는 2032년보다 12년 늦다. 인구가 줄기 시작하는 2032년 이후에도 1인 가구는 계속 증가하기 때문이다.


1인 가구로 인해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을 제외한 16곳의 2045년 가구 수는 2015년보다 많을 전망이다. 현재도 인구가 유출되고 있는 서울의 가구 수는 2045년 365만2000가구로 2015년보다 12만3000가구(3.3%)가 준다.

가구 유형 중 최다는 1인 가구가 된다. 2015년 기준 가장 흔한 가구 유형은 ‘부부+자녀’ 가구(32.3%)였다. 이어 1인 가구(27.2%), 부부 가구(15.5%) 순이다. 하지만 2045년엔 1인 가구(36.3%), 부부 가구(21.2%), 부부+자녀 가구(15.9%) 순으로 순위가 뒤바뀐다.

1인 가구 급증은 고령화에 따른 것이다. 남편·부인과 사별한 뒤 혼자 사는 독거노인이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17개 시·도별로 보면 2045년 1인 가구 중 60세 이상 비중이 60%가 넘는 지역은 전남(70.0%), 경북(63.6%), 전북(62.8%), 강원(62.1%) 등 6곳이다. 젊은 1인 가구 비중이 큰 서울·세종 등 도시 지역도 노인 1인 가구 수가 많아질 전망이다.


60세 이상 노부부도 전국 모든 지역에서 30년 간 늘어난다. 전국 기준으로 부부 가구 가운데 가구주가 60세 이상인 가구는 2015년 56.6%에서 2045년 79.6%까지 치솟는다. 특히 강원(86.3%), 전남(85.9%), 전북(85.0%) 등 10개 시·도는 부부 가구 10곳 중 8곳의 가구주가 60세 이상으로 예측된다.

노부부, 독거노인 증가와 달리 ‘부부+자녀’ 가구는 30년 동안 모든 시·도에서 감소한다. 저출산으로 자녀 수가 적은데다 아이를 낳아도 함께 사는 기간이 줄기 때문이다. 고령층이 많은 농어촌 지역일수록 ‘부부+자녀’ 가구 비중이 작다. 전남은 2045년 ‘부부+자녀’ 가구가 9.3%에 불과할 전망이다. 부부가 조부모, 자녀와 함께 사는 대가족은 거의 사라지게 된다. 3세대 이상 가구는 2045년 103만4000가구(5.4%)에서 2045년 64만5000가구(2.9%)로 절반 가까이 준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5년 전 실시한 조사보다 1인 가구, 여성 가구주 수가 더 많이 늘 것으로 전망되고 가구 수의 정점 도달 시기 역시 앞당겨졌다”며 “5년 사이에 저출산·고령화 속도가 더 빨라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