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철도사고 재발 막는다"…'철도안전 확보대책' 수립

철도현장 작업. /사진제공=국토교통부

철도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열차 주요부품의 교체주기를 단축한다. 새마을·무궁화호 등 일반열차의 정비품질은 고속차량 수준으로 높인다. 철도시설을 개량하기 위한 예산은 매년 10% 이상씩 증액하고 철도 작업자의 안전 확보를 위한 개선책도 시행한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잇따라 발생한 철도사고와 관련, 철도안전을 강화하고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이같은 내용의 '철도안전 운행 및 작업자 안전확보 대책'을 마련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대책은 최근 무궁화호 유리창 파손, 공항철도 운행장애, 철로 작업자 사망사고 등 철도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수립한 것이다. 노·사·정 간담회와 전문가 테스크포스(TF), 노동조합 의견수렴 등을 통해 마련했다.

우선 올해 하반기부터 열차 주요부품을 선정해 교체주기를 단축하는 등 특별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주요부품은 주요핵심부품(차륜, 차축 등)과 고장 빈발 부품으로 선정한다. 교체주기가 지났지만 수리해 재사용하고 있는 주요부품 34개 품목에 대해서는 예산 550억원을 들여 내년 하반기까지 전면 교체할 계획이다.

새마을·무궁화호 등 일반열차의 정비품질을 고속차량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 TBO(Time Between Overhaul, 분해정비주기) 정비제도를 도입한다. TBO는 부품별로 점검·교체주기를 정해 정기적으로 이상 여부를 살펴보는 것이다. 현재는 KTX에 대해서만 TBO가 적용된다. 일반열차의 정비주기는 부품별이 아닌 차량단위로 설정돼있는데, 연말까지 이를 TBO 방식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철도차량 정비조직인증제와 차량정비 자격증 제도의 도입을 추진한다. 이는 철도운영자의 정비시설·장비·인력요건 등을 국가가 사전승인하는 제도다.

2019년까지는 500억원을 투자해 현재 수입 중인 차축베어링, 댐퍼, 표준형 연결기 시스템 등 21개 핵심부품을 국산화하기로 했다. 올해 말까지 핵심부품 개발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예정이다.

철도안전을 위한 충분한 예산도 확보하기로 했다. 철도시설개량 예산을 매년 10% 이상 증액해 안전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올해 시설개량 예산은 약 5349억원이다.

2020년까지는 철도시설이력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는 철도시설의 건설·유지보수·개량 등 단계별 이력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사물인터넷(IoT) 등과 연계하면 철도시설의 개량시기를 정확히 예측하고 사고 위험에도 조기대응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철도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선로작업 현장에서는 하루 3.5시간의 기본 작업시간을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일상점검과 긴급보수 등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열차운행이 없는 시간에만 선로작업을 승인한다.

기관사-관제사-선로 작업자 간 열차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교환하는 시스템도 구축한다. 열차가 선로 작업개소 2km 인근에 도달하면 작업자의 스마트폰 단말기에 경보음이 울리도록 하는 방식이다.

입환작업(열차 연결·분리) 중에는 작업자가 이동 중인 열차에 매달려 작업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작업자의 도보 이동을 원칙으로 한다. 불가피하게 매달릴 수 밖에 없는 경우에는 열차 운전속도를 제한(25km/h→15km/h)할 방침이다.

스크린도어가 열린 상태에서 작업을 할 때는 열차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스크린도어와 열차 간 연동시스템을 구축한다. 오작동이 잦은 스크린도어는 장애물 검지센서를 교체할 계획이다.

위험의 외주화도 없앤다. 생명이나 안전과 관련한 업무는 철도운영자 또는 그 자회사가 직접고용하는 방안을 하반기에 마련할 예정이다. 기존 위탁 업체에 대해서는 철도운영자의 지도·감독을 강화한다.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는 안전항목의 배점을 강화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철도운영자의 안전관리수준을 매년 평가하고 운영자의 안전투자 공시를 의무화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국민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철도운영자와 현장 근로자 등 각 주체가 맡은 바 역할과 책임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며 "정부도 제도를 정비하고 안전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