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미인도 논란…천경자 유족 위로 방안 찾아보라"

머니투데이

세종=양영권 기자

국립현대미술관이 보관 중인 미인도. /사진=뉴스1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된 '미인도'의 위작 논란과 관련해 고 천경자(1924~2015) 화백의 유족을 위로할 방안을 찾을 것을 지시했다고 국무총리실 관계자가 22일 밝혔다. 미인도 진위 논란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지 주목된다.

이 총리는 "본인과 유족은 위작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라며 "유족이 많이 힘들텐데 위로할 방안을 찾아보자"고 말했다고 총리실 관계자가 전했다.

이에 국무총리실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 관련 지침을 내려보냈고, 현재 문체부가 천 화백의 유족과 접촉을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인도는 고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소유하고 있던 작품이다. 10·26 사건으로 김 전 부장의 재산이 압수되면서 국가 소유가 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이 1980년부터 보관하던 중 1991년 3월 '움직이는 미술관' 순회전을 통해 외부에 공개했다. 하지만 정작 이 작품을 확인한 천 화백이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하면서 진위 논쟁이 시작됐다.

지난해 12월 검찰은 천 화백의 유족으로부터 사자 명예훼손, 저작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소당한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 등 5명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함으로써 작품이 진품이라는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천 화백의 유족은 이에 불복해 재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천 화백의 딸 김정희 미국 몽고메리대 교수는 최근 낸 책 '천경자 코드'에서 "미인도에는 천 화백의 다른 작품에 있는 코드가 없으므로 명백한 위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전남지사를 지낼 때 지역 인사들로부터 미인도와 관련한 이야기를 자주 접했는데, 최근에도 천 화백의 유족이 검찰 수사의 결과에 반발하고 있어 이같은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화백은 전남 고흥 출신으로 전남여고와 도쿄여자미술전문학교를 졸업하고 한 때 조선대 미대에서 교편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