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운용의 여전한 화장품株 사랑…시장은 '아직'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북미 등 선진국 시장까지 케이뷰티(K-beuaty) 열풍을 이어나가는 경쟁력 있는 회사에 대해 추가매수의 기회로 삼고 있다."


메리츠코리아 펀드를 운용하는 김홍석 메리츠자산운용 상무는 최근 운용보고서를 통해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한 국가간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제재는 시장 경제 체제하에서 오래 지속될 수 없다"며 여전히 화장품주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화장품주는 국내 증시 성장주 장세를 이끈 주도주로 2015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포트폴리오에 담지 않은 펀드매니저가 없을 정도였지만 사드 이슈로 최근 2년간은 꾸준히 매도세가 이어졌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올들어 삼성전자 우선주를 뒤늦게 편입하는 등 IT(정보기술)주에 대한 전략을 수정하기도 했지만 화장품주에 대해서는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증시에선 화장품주에 대해 펀드매니저들의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지난달 중순인 17일부터 자금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해 이날까지 206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밖에 아모레퍼시픽 (142,800원 ▼3,700 -2.53%)에 최근 한 달간 68억원의 자금이 들어왔고 코스맥스 (9,430원 ▼160 -1.67%)(54억원), 제이준코스메틱 (6,330원 ▼30 -0.47%)(35억원) 등에도 자금유입이 계속되고 있다.

메리츠코리아 펀드는 연초에 이미 화장품주의 편입비중 늘렸다. 이 펀드는 아모레G (29,750원 ▼700 -2.30%)(4.62%)를 비롯해 LG생활건강, 코스맥스, 한국콜마 (49,400원 ▼1,100 -2.18%) 등을 각각 2% 내외로 담고 있다. 아모레G는 올해 2월 편입 비중을 2%대에서 4%대로 늘려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번 운용보고서에서는 "중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는지, 지속적으로 해외 고객사에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화장품 회사에 선별적으로 투자를 유지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여전히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선 화장품주의 펀더멘털 회복은 '중국이슈'가 관건으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의견이 좀 더 우세하다.

최근 투신권의 화장품주 매수와 관련, 한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많이 오른 IT(정보기술)주를 줄이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과정의 일부였을 것"이라며 "화장품주에 있어 가장 중요한 돌파구인 사드 이슈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의미있는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CIO는 "지난해 3분기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치약환불 이슈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해 올해 3분기엔 기저효과로 전년대비 실적이 개선되긴 할 것"이라며 "하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이 5배로 시장과 비교하면 싸다고 하기도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2년전 아모레퍼시픽을 매수했던 글로벌 펀드매니저 역시 당분간은 매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펀드매니저는 "화장품 회사들의 중국 매출 비중이 30~40%라면 다른 해외 매출비중은 5~10% 수준으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 중국 매출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이라며 "정치이슈가 없는 해외 소비재를 두고 국내 화장품주를 매수할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