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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 준다면 셋째 아이 낳으시겠습니까?

[소프트 랜딩]저출산 해소 위해 10년간 100조원 투입…아이 1명 당 2500만원 지원한 꼴

머니투데이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입력 : 2017.09.04 05:00|조회 : 152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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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지난주 성남시 의회가 셋째를 낳는 가정에 1억원을 지급하겠다는 파격적인 조례개정안을 발의했는데, 각계에서 포퓰리즘이라는 비난이 쏟아지면서 결국 본회의 상정조차 하지 못하고 폐기되는 해프닝으로 끝났다.

사실 성남시는 최근 인구가 조금 줄긴 했지만 여타 지역에 비해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 그럼에도 이같은 파격적인 조례안을 발의한 것은 그만큼 인구절벽에 대한 위기인식이 절박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는 정말로 답이 안보이는 상황이다. 지난달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태어난 신생아 수는 약 18만8000명으로 20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2.4%나 감소한 것으로, 만약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대로 간다면 올해 출생하는 신생아는 36만명도 채 안될 수 있다.

이는 통계청이 장래인구추계에서 최저출산율을 가정해 예상한 2017년 출생자 수(38만8000명)보다 적은 수치다. 즉 현재 저출산 속도가 정부가 상정한 최악의 시나리오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정부는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0년 간 무려 10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17명으로 2015년 1.24명보다 하락했으며, 올해는 1.03명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OECD국가(평균 1.68명) 가운데 가장 낮다.

이 상황에서 성남시 의회는 저출산 문제 타개책으로 셋째 출산 가정에 대해 10년간 1억원을 지급한다는 고육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여론의 질타와 비난을 받아야 했다.

그런데 1억원이라는 출산지원금이 포퓰리즘이라는 비난을 받을 만큼 과다한 것일까?

2013년 보건복지부와 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자녀 1명을 대학 졸업 때까지 키우는 데 22년 간 총 3억890만원의 양육비가 소요된다고 한다. 단순 평균해보면 자녀 1명당 연간 약 1400만원이 든다는 이야기다.

자녀 1명을 키우는 데만 20여년간 3억원이 든다면 3명을 낳으면 거의 10억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셈인데, 10년에 걸쳐 1억원을 지원한다고 해서 이게 충분한 지원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올해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 상용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약 4100만원이다. 따라서 자녀 1명에 드는 비용은 상용근로자 연봉의 3분의1이 넘는 셈이다. 연봉의 3분의1을 양육 또는 교육에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에서 합리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아이를 쉽사리 낳기가 어렵다.

게다가 출산과 육아는 단순히 비용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해 인터넷 상에서 ‘독박 육아’라는 신조어가 유행했다. 이는 출산 이후 여성이 육아 부담을 홀로 질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비꼬는 말이다.

물론 정부의 지원책으로 남편의 육아 휴직이 장려되고 휴직 기간과 급여도 확대됐지만 여성에게 집중되는 육아 부담과 휴직 신청조차 자유롭지 못한 현실적인 제약은 여전하다.

사교육이 필수 코스가 된 우리나라 교육 현실도 엄마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 더 좋은 학교를 보내야 하고, 학원을 보내고, 과외를 시키며, 학생부 관리를 위한 스펙쌓기도 상당 부분 엄마의 몫이 돼버렸다.

이러한 육아 현실을 고려할 때, 1억원 같은 획기적인 경제적 지원은 물론 국가 차원에서 육아도우미나 안심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독박 육아에서 여성을 해방시키지 않는 한 저출산 문제는 해소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10년간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0조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매년 약 40만명의 신생아가 태어났다고 가정하면 아이 1명당 2500만원의 예산이 들어간 셈이다. 그러나 아이 1명당 2500만원(3명 출산 시 7500만원)을 쏟아 붓고도 저출산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저출산은 국가적으로 큰 위기이며 몇 년이 지나면 해결할 수 없는 위기적 상황이므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총동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지금은 1억원 지원금같은 정말 획기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고서는 저출산 문제 해결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문 대통령의 말대로 모든 가능한 방안을 총동원해야 할 때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9월 3일 (19: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성근
최성근 skchoi77@mt.co.kr

국내외 경제 현안에 대한 심도깊은 분석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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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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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조규정  | 2017.09.05 20:37

좋은 기사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많은 공부를 하신것 같습니다. 다같이 고민해야 할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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