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냄새 맡은 투자자들, 위기 속 브라질로…'헤지펀드 붐'

전 세계 투자자들이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는 브라질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는 눈에 띈 성장세를 보이며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새로운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브라질 헤지펀드가 운용하는 자산이 지난해 6월 740억 달러에서 올해 6월에는 850억 달러로 약 15% 늘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의 '매크로 헤지펀드'의 운용자산은 308억 달러 규모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1% 늘었다. 매크로 헤지펀드란 환율이나 금리 등 거시(매크로) 변수에 대한 세계 각국의 정책 변화를 예상해 채권·외환·상품시장 등에 투자, 고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를 뜻한다.

NYT는 올해 들어 브라질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가 대거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53억 달러의 글로벌 자금이 브라질 헤지펀드에 몰렸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4억2000만 달러에 비해 10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정치적 불안에도 각종 경제지표에 청신호가 들어온 브라질 경제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에 외국인 투자가 느는 이유로 해외시장의 유동성 과잉과 함께 브라질의 고금리를 들고 있다.


현재 브라질의 기준금리는 9.25%다. 2013년 8월 9.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전 세계 국가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 브라질의 신용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계속 내려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브라질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도 지난해에 같은 기간에 비해 7.4% 늘어난 363억 달러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 브라질에서 이루어진 기업 M&A(인수합병) 가운데 44%가 외국인에 의한 것이었다. 외국인 투자자의 M&A 비중은 지난 2012년 56%에서 2013년 40% 아래로 떨어진 뒤 서서히 반등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상반기 상파울루 증시에서는 외국인 매입 비중이 60.8%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35.7%였다.

NYT는 "브라질 헤지펀드에 자금이 몰라고 있지만 여전히 브라질은 새로운 투자상품을 내놓기엔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은 극히 드물다"고 지적했다.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5월 부패혐의로 기소되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도 부패와 돈 세탁 혐의로 9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브라질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마시오 에펠 아담캐피털 대표는 "브라질은 돈을 벌기에 아주 좋은 곳이며 이전에도 그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브라질 투자상품에 매우 빠른 속도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자금조달이 매우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최근 대표 매크로 펀드로 29억 달러 규모의 자금 유치를 마쳤다. 9개월 만에 총 운용자산이 33억 달러로 불었다. 7월 말 현재 누적수익률은 27%로 시중금리 지표인 하루짜리 은행간 금리(CDI)의 1.65배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