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효율화 위해 '전문 디벨로퍼' 참여 필요

지난 7월 정부 세종청사에서 출범식을 갖는 도시재생사업기획단 현판식 모습 / 사진 = 뉴스1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서는 민간부문의 전문 디벨로퍼 참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디벨로퍼란 건설 프로젝트의 발굴과 기획, 금융 조달, 운영 등 전 프로세스를 아우르는 토털솔루션 사업자를 말한다.


27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천일 부연구위원은 '도시재생 뉴딜정책의 최근 동향 및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현행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복잡한 관문심사 및 평가체계로 인해 과도한 행정 업무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사업 단계별로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성과를 제고 하기 위해 관문심사 제도를 도입했는데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수립과 사업 시행 단계별로 중앙정부의 관문심사를 거치도록 했다.

1단계 기반구축단계 관문심사와 2단계 활성화 계획 수립단계 관문심사를 모두 통과해야만 활성화계획을 도시재생특별위원회에 상정해 국비 지원 사항을 확정할 수 있는 구조다.

활성화계획 승인 이후에도 단위 사업별로 시행 전에 계획 지역의 사업추진협의회에 대한 관문심사를 받아야 하며 이후 매년 추진 실적 및 사업 변경 사항에 대한 심사가 이뤄진다.


김 연구위원은 "2단계의 관문심사와 사업시행단계에서 매년 평가를 받아야 하는 과정은 지방자치단체 단위에서는 과도한 중앙 개입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행정 낭비와 계획 비효율성이 초래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앙정부의 협업 체계를 일원화하고 '통합재생예산 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각 부처별로 사업추진체계가 별도로 작동되고, 필요한 때에 예산 집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부처별 중복 투자로 인해 사업 효과가 낮고 예산이 낭비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영국은 분산된 재원을 통합한 ‘통합재생예산(SRB)’을 1994년 출범한 뒤 2002년 통합예산(SB)으로 전환했다고 소개했다.

미국과 일본도 각각 지역개발포괄보조금(CDBG)과 사회자본정비종합교부금을 통해 재생보조금 지급 창구를 단일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효율적 사업 추진을 위해선 지역 여건에 맞는 사업모델을 수립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전문 디벨로퍼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시재생 사업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기존 법제에 근거가 없는 세밀한 영역까지도 고려해 사업모델을 수립해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관료들에게 지역의 모든 여건을 진단해 사업모델을 수립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5년간 50조원을 투입, 해마다 100곳씩 500곳의 도시를 재생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지난달 뉴딜사업 초안을 발표했다.

도시재생사업은 △우리 동네 살리기 △주거정비 지원형 △일반 근린형 △중심시가지형 △경제 기반형 등 5가지 사업방식이 있다. 정부는 선정 권한을 대폭 위임해 신규 사업물량의 약 70%를 광역자치단체가 선정하도록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