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포털 '네이버'에서 보험료 비교 안되는 이유

네이버 로고/사진=머니투데이DB

29일부터 카카오가 운영하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이하 포털) '다음'과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에서 자동차 보험료를 바로 비교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에서는 보험료 비교를 할 수 없다. 네이버와 보험업계가 검색 단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데 사실상 양측의 협상이 결렬됐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보험료 비교 정보를 제공하는 '보험다모아'를 운영하는 생명·손해보험협회는 소비자들의 이용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포털을 통해 보험료 비교 정보를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우선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료 정보를 포털에 공개하기로 하고 손보협회가 네이버와 수개월 간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검색광고 단가를 두고 양측의 격차가 줄어들지 않았고 결국 뒤늦게 협상을 시작했지만 순조롭게 가격 접점을 찾은 카카오측과 먼저 서비스를 진행하기로 했다.

손보협회는 최대 포털이라는 상징성과 실제 서비스 효용 등을 감안해 진통을 겪으면서도 네이버와 협상에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결국 네이버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이미 거액을 들여 네이버의 '파워링크'라는 검색광고 상품을 이용하고 있다.

네이버는 보험다모아의 보험료 비교 정보가 공개되면 파워링크를 통한 검색 유입이 줄어 광고 수익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보험다모아의 검색광고 단가를 기존 파워링크 서비스에 준하는 클릭당 7000원대를 기준으로 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반면 손보사들은 보험다모아가 개별 회사의 자발적인 광고가 아니라 소비자를 위한 공익적인 서비스인 만큼 클릭당 1000원 미만 선에서 가격이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네이버측은 보험업계와 카카오의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자 가격 협상에 앞서 기술 협상을 먼저 진행하자는 의견을 손보협회 측에 전달했다. 보험료 비교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보험업계와 네이버가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시스템 개발 등 기술 협의를 먼저 진행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보험업계가 기술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없고 가격이 중요하다고 난색을 표하면서 TF 운영은 진전이 되지 않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양측의 협상에서 가장 큰 변수는 가격이고 기술적인 부분에서 합의가 이뤄져도 가격이 안 맞으면 결국 서비스를 할 수 없다"며 "기술 협의를 먼저 진행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또 "카카오와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만큼 당분간은 네이버와 협상 재개보다 카카오에서 서비스 안정화 및 활성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보험업계에서 요구하는 1000원 미만 선에서 검색단가를 검토해 볼 수도 있다"며 "아직 협상의 여지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보험다모아와 카카오 간 보험료 비교 서비스 범위를 현행 자동차보험에서 실손의료보험, 연금보험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생명·손해보험협회는 오는 10월부터 실손의료보험에 대한 서비스 연계와 관련한 협의에 착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