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자회사 IPO봇물…잘키운 자회사 덕 '엄마 미소'

최근 그룹의 계열사나 자회사들의 상장작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모회사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자회사가 상장되면 보유 지분가치가 부각되거나 자금 유입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티슈진, 스튜디오드래곤, 아시아나IDT, 진에어, 삼양패키징, 비즈니스온커뮤니케이션 등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한국거래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모두 모회사가 최대주주로 있는 자회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자회사가 상장을 하게 되면 시장에서 거래 가격이 형성되기 때문에 비상장일 때보다 지분가치가 오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의 상장은 곧 모회사의 자산가치 상승으로 직결된다.

또 상장 과정에서 구주매출을 통해 일부 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상장 이후 지분 매매가 더욱 용이해지는 만큼 유동성이 풍부해지는 점도 주목받는 대목이다. 또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자회사의 신규사업 추진 및 성장동력 마련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실제로 한진칼 (58,000원 ▼800 -1.36%)은 진에어, 아시아나항공 (10,710원 ▼20 -0.19%)은 아시아나IDT 상장 과정에서 일부 구주매출을 통해 자금 회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자회사의 상장이 모회사의 재무 건전성 강화 효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자회사 상장을 앞둔 모회사에 대한 주식시장의 관심도 뜨겁다. 진에어의 상장을 예고한 한진칼의 경우 현재 주가는 연초대비 50% 이상 올랐다. 진에어 상장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 2조원 수준까지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티슈진의 상장을 앞둔 코오롱 (16,310원 ▲250 +1.56%)의 경우 최근 조정을 받긴 했지만 현재 주가는 연초대비 약 15% 상승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아시아나IDT 상장을 앞두고 올해 한 차례 주가가 급등한 전력이 있다. 드라마 '도깨비'를 제작한 스튜디오드래곤의 상장 추진으로 모회사인 CJ E&M (98,900원 ▲2,200 +2.3%)에 대한 시장의 시선이 달라진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때문에 다소 규모는 작지만 옴니시스템 (938원 ▼12 -1.26%), 삼양사 (68,500원 0.00%)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옴니시스템은 국내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서비스 시장 1위 비즈니스온커뮤니케이션, 삼양사는 국내 페트병 시장 1위 삼양패키징의 최대주주다. 비즈니스온커뮤니케이션은 코스닥, 삼양패키징은 코스피 상장을 추진중이다.

다만 자회사 상장을 추진하면서 보다 높은 시장의 평가를 이끌어내기 위해 모회사가 일감을 몰아주는 등 실적 부풀리기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은 공모 시장 투자자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은 가장 최근 실적을 기준으로 가치를 산정하기 때문에 모회사가 상장을 앞둔 자회사의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힘을 쓸 가능성이 있다. 특히 모회사와 자회사 간 사업 영역이 겹치거나 공급 관계에 있는 경우 그럴 가능성이 더 크다.

시장 일각에선 올해 상반기 개선된 실적을 기록한 진에어에 대해 사업 경쟁력 확대라기보다 평소보다 강한 수준의 비용통제를 통해 수익성을 높인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다. 이 같은 경우 상장 이후 실적 개선 추세가 지속될지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공모주 투자자의 경우 보다 면밀한 점검이 필수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IPO 시장을 보면 활발한 코스닥에 비해 코스피가 다소 부진한 경향이 강했는데, 최근 진에어, 아시아나IDT, 삼양패키징 같은 그룹사의 자회사가 등장하면서 코스피 IPO 시장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주식시장에서 자회사의 상장은 곧 모회사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회사의 성공적인 상장 여부가 모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