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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광역교통청'에 거는 기대

기고 머니투데이 맹성규 국토교통부 2차관 |입력 : 2017.09.01 04:05|조회 : 8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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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성규 국토교통부 2차관
맹성규 국토교통부 2차관
늦은 오후, 서울 사당역과 강남역을 지나다 보면 인도를 따라 늘어선 기나긴 줄이 유난히 눈에 띈다. 바로 서울과 경기·인천지역을 오가는 광역버스 이용객들이다. 버스 도착과 함께 밝아지던 사람들의 표정은 금세 꽉 차서 출발하는 버스를 보며 다시금 어두워진다. 설상가상으로 비라도 내리는 날엔 어깨가 흠뻑 젖은 채 언제 탈 수 있을지 모를 버스를 기다려야 한다.
 
많은 일자리가 있고 각종 편의시설과 생활인프라가 잘 갖춰진 도시는 분명 매력적인 곳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계속 도시로 몰리고 있다. 우리나라 면적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만 2500만명이 거주한다. 대전, 부산, 광주와 같은 대도시권에 거주하는 인구까지 합하면 국민의 80% 정도가 대도시에 살고 있다.
 
대도시권의 인구 과밀화 현상은 교통혼잡으로 이어진다. 특히 매일 670만명이 출퇴근하는 수도권은 혼잡과 불편이 일상화해 있다. 도시·광역철도는 발 디딜 틈이 없고 광역버스는 좌석이 없어 몇 대씩 지나쳐 보내기 일쑤다. 승용차를 이용하더라도 꽉 막힌 도로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세계적 수준의 교통인프라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출퇴근 소요 시간은 유독 긴 편이다. 통계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의 평균 출퇴근 시간은 약 28분인 데 반해 우리나라 수도권 광역 출퇴근 시간은 80분 수준이라고 한다. 1년으로 보면 약 1개월을 발 디딜 틈 없는 버스나 철도 안에서 보내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토록 심각한 광역교통 문제가 왜 해결되지 않고 있을까. 쉽게 생각하면 ‘교통망에 대한 투자와 대중교통 공급의 확대’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전문가 의견과 국민들의 요구도 대부분 같은 맥락이다. 물론 국가와 지자체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해법이 있는데도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풀이과정’, 현 광역교통 행정체계에 잘못된 점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광역교통은 시·도를 넘나드는 특성상 정책 추진에 있어 인접 지방자치단체 간에 상호 협의를 전제로 추진된다. 하지만 지자체는 관할 행정구역의 이해관계를 우선시해 타협점을 찾기 힘들다. 양쪽 모두가 공감한 정책도 노선조율, 요금조정, 건설재원 분담 등 세부 사항마다 이견이 잦다. 이러한 이유에서 정책 추진이 몇 년씩 지연되거나 심한 경우 아예 무산되기도 한다.
 
광역교통에 대한 법적 권한이 대부분 지자체에 이관돼 있어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사실상 어렵다. 여러 가지 이유로 광역교통 문제는 누구도 먼저 나서지 않는 교통행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다행스럽게도 광역교통 문제에 대한 강력한 조정권한과 정책 추진력을 갖춘 전담조직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넓어진 국민 생활권역을 고려하지 못하는 광역교통 행정체계를 바꾸자는 취지다. 아마도 광역교통 문제만 다루는 전담조직이 생기면 옆 동네 주민의 일이라고 불편을 방치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국가도 필요성에 공감하고 실질적인 문제해결이 가능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세부 내용을 검토 중에 있다.
 
경기도민의 출퇴근 거점이지만 서울에 위치한 사당역 환승 정류장에 비가림막을 설치하는데 5년이나 걸렸다. 비용이 더 드는 교통망 신설·확장, 버스 증차, 환승센터 구축 등은 얼마나 오래 걸릴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각 기관이 광역권 전체 주민의 교통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합심해서 노력해간다면 신속히 추진될 것이다. 대도시권 주민에게 ‘30분 내 출근길, 쉬어가는 퇴근길’을 돌려드리는 것도 꿈이 아닐 수 있다. ‘대도시권 광역교통청’ 설립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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