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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일본 경제 부활이 주는 교훈

MT시평 머니투데이 박종구 초당대 총장 |입력 : 2017.09.01 04:44|조회 : 1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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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일본 경제 부활이 주는 교훈
일본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분기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0%로 연율 기준으로 4%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부터 여섯 분기 연속 성장세를 구가했다. 실업률은 2.8%로 완전고용 수준이다. 청년실업률도 4% 수준이다.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도 1.5개다. 2분기 설비투자와 개인소비 증가율은 각각 2.4%, 0.9%나 된다. 성장, 고용, 내수 3박자가 골고루 호조를 보이는 양상이다. ‘잃어버린 20년’을 벗어나 일본 경제가 부활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베노믹스가 일본 경제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취임 직후 통화공급 확대, 적극적 재정운용, 구조개혁을 통해 일본 경제를 되살리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3개의 화살’로 불리는 아베노믹스는 한마디로 성장과 개혁에 방점을 둔 적극적 경제정책이다. 기업 활력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다양한 정책수단을 동원했다. 우선 법인세율을 내렸다. 취임 당시 30%에서 23.4%까지 인하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선진국은 자국 산업을 살리기 위해 경쟁적으로 법인세율을 인하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35개 회원국 중 2008년 이후 법인세율을 인상한 나라는 그리스, 멕시코, 칠레 등 6개국에 불과하다. 일본은 선제적으로 세율 인하를 통해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앞장섰다.

적극적인 구조개혁 정책을 통해 기업의 체질을 강화하는데 노력했다. 산업경쟁력강화법 제정, 규제개혁특구 확대, 노동시장 개혁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기업을 옥죄는 규제를 혁파하고 기업의 비용부담을 줄이는 데 역점을 뒀다. 일본의 지방경제가 한국보다 활력이 넘치고 특색 있는 점도 경제회복에 도움이 되었다. 서울보다 도쿄 일극(一極) 집중문제가 덜 심각하다. 경쟁력 있는 지역산업이 전국에 비교적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국중호 요코하마시립대 교수 분석에 따르면 지방으로도 우수한 인재가 많이 공급된다고 한다. 중견기업이 인력을 흡수하는 역할을 적절히 수행하고 있다.

토요타, 소니, 히타치 등 주력 제조업이 부활을 견인하고 있다. 토요타는 지난해 1057만대를 생산해 폭스바겐에 이어 세계 2위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7%로 세계 5위다. 현대자동차 5.4%를 압도한다. 토요타의 생산방식은 끊임없는 개선의 상징으로 제조업체의 표준이 되었다. 히타치는 경쟁력 낮은 TV, 디스플레이, PC부문을 과감히 들어냈다. 전력시스템 등 산업인프라 부문에 역점을 두어 세계 3대 인프라 기업으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침몰하던 기술의 소니도 부활했다. 히라이 가즈오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에 힘입어 이미지 센서 반도체와 게임부문에서 성장동력을 되찾아 올해에만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기업의 기를 살려주는 아베정부의 친기업·친투자 전략이 빛을 발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구조개혁이 일본 경제회복의 핵심이라고 분석하며 지난 5년간 경제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 정책의 불확실성을 제거한 것이 성장회복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경제 부활의 이면에는 몇 가지 구조적 난제가 도사리고 있다. 첫째로 인구 쓰나미의 충격이다. 일본은 독일, 이탈리아와 함께 세계 3대 고령국가다. 65세 이상이 총인구의 27%다. 생산인구가 급감하고 노인층에 대한 각종 보조 등으로 재정에 주름살이 깊다. GDP(국내총생산)의 250%에 달하는 과도한 국가채무는 노인국가가 치른 값비싼 대가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외국인에 대한 이민문호 개방에는 인색하다. 외국인 비율이 1.7%에 불과하다. 적극적 이민정책을 펴는 독일과 크게 대조된다. 작년 외국인 체류기간 연장 등의 조치를 발표했지만 현장의 체감도는 높지 않다. 사회통합과 안정에는 기여했지만 일손부족으로 인한 노동생산성 저하 문제가 심화한다. 2차대전 이후 세 번째 긴 경제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일본 경제의 부활은 기업의 기를 살려주고 불확실성을 줄여주며 일관된 정책을 펴는 것이 성장의 키라는 상식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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