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폭우에 8월 물가 2.6%↑…5년4개월 만에 최대(상보)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8월 소비자물가동향/자료=통계청

8월 소비자물가가 5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달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면서 채소 등 먹거리물가가 크게 뛴 결과다. 지난해 말 AI(조류인플루엔자) 여파로 고공 행진하던 계란 값은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지만 전월보단 떨어졌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2.6% 상승했다. 소비자물가는 2012년 4월(2.6%) 이후 5년 4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농축수산물이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달 농축수산물은 전년보다 12.2%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0.96%포인트 끌어올렸다. 통상 농축수산물은 가중치가 작아 가격이 많이 올라도 전체 물가 기여도는 낮지만 이번엔 달랐다. 그만큼 농축수산물 가격이 크게 뛰었다는 의미다.

농축수산물 중에서도 농산물(16.2%)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지난달 폭염과 폭우 등 날씨 변동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이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무(71.4%), 토마토(45.3%), 포도(31.5) 등이 크게 올랐다.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식탁에 자주 오르는 상품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 역시 2011년 2월(21.6%) 이후 6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인 18.3%를 기록했다. 생활물가 역시 2011년 12월(4.4%) 5년 8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인 3.7%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물가 상승을 주도하다 지난 4월 이후 주춤했던 석유류는 3.6% 오르며 전체 물가에 0.15%포인트 기여했다. 전달 기여도(0.02%)보다 확대됐다.

'살충제 파문'을 일으킨 계란 값은 1년 전과 비교하면 53.3% 상승했지만 전달보단 6.3% 하락했다. AI 여파가 지속되면서 전년보다 아직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지만 최근 계란 소비가 확 줄어 전월 대비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서비스 부문은 집세(1.6%), 공공서비스(0.9%), 개인서비스(2.3%) 등 모든 영역이 고루 올랐다.

공급 변동요인이 큰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보다 1.8%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4%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