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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차 뒤 일어나세요" 지켜보니…문도 안열려

급출발·급정차에 안전 위협…버스기사 "배차간격 때문에 어쩔수 없어"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입력 : 2017.09.05 06:25|조회 : 5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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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시내버스에 '안전을 위하여 차량이 정류장에 정차한 후 일어나세요'란 노란색 안내문구가 붙어 있다./사진=남형도 기자
서울의 한 시내버스에 '안전을 위하여 차량이 정류장에 정차한 후 일어나세요'란 노란색 안내문구가 붙어 있다./사진=남형도 기자
#지난 4일 낮 12시45분 서울의 한 시내버스 안. 시속 30km 이상으로 달리던 버스가 급히 우회전했다. 순식간에 오른쪽으로 쏠린 버스에 당황한 승객들이 손잡이를 잡았다. 앞쪽 왼편에 앉은 승객이 세워둔 쇼핑백이 쓰러지며 안에 있던 물건이 오른쪽 좌석 끝까지 데굴데굴 굴러갔다.

#지난달 22일 시내버스를 타고 퇴근하던 승객 이모씨(31)는 멀미로 저녁 내내 속이 불편했다. 버스기사가 수차례 몸이 기울어질 만큼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기 때문. 다른 승객들도 몇 번이나 운전기사쪽을 바라봤지만 난폭 운전은 계속됐다. 참다 못한 이씨는 120 다산콜센터에 신고 접수했다. 이씨는 "급정거를 반복해 속이 더부룩했다"고 토로했다.

서울 일부 시내버스의 난폭운전 실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출발과 급정거 반복은 물론 과속과 곡예운전, 버스 정류장 무정차 통과 등이 빈번하게 발생해 승객 안전을 위협하고 불편을 끼치는 상황이다.

지난 4일 낮 12시부터 1시까지 서울 중구·서대문구 일대를 운행하는 시내버스 4대에 탑승해 자세히 살펴보니 이 같은 난폭운전 실태를 두루 확인할 수 있었다.

12시 광화문역에서 탑승한 시내버스는 두세발을 떼자마자 급하게 출발했다. 자리에 앉기 위해 뒤쪽으로 가던 도중 몸이 휘청거렸다. 광화문 광장을 달리던 버스는 이내 급하게 멈췄다. 좌석에 앉아 있었음에도 엉덩이가 앞으로 쏠렸다.

버스 좌석에 붙어 있는 '안전을 위해 차량이 정류장에 정차한 후 일어나세요' 안내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승객들의 90% 이상은 버스가 멈추기 전 이미 좌석에서 일어나 대기하다 곧장 내렸다.

정차벨을 누르고 버스가 완전히 설 때까지 기다린 다음 하차문 쪽으로 갔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승객이 미리 대기하는 것에 익숙해 하차 승객이 없는 것으로 인식한듯 보였다. 기사에 "문을 열어달라"고 이야기 한 뒤에야 내릴 수 있었다.

또 다른 버스 기사는 완전히 멈춘 뒤 일어나 내리려고 하니 하차문을 몇 번씩 닫으려다 여는 것을 반복하기도 했다.
버스 승객들이 버스가 정차하기 전 미리 하차문 앞에 서 있다./사진=남형도 기자
버스 승객들이 버스가 정차하기 전 미리 하차문 앞에 서 있다./사진=남형도 기자
12시23분 탑승한 또 다른 시내버스는 타자마자 이전 버스보다 더 급하게 출발해 몸이 기울어졌다. 스마트폰 속도 측정기를 켜보니 급출발을 할 때는 약 5~6초 만에 시속 30~40km까지 도달했고, 브레이크를 밟을 땐 속도가 뚝뚝 떨어졌다.

앞차와의 안전 거리도 유지하지 않고 붙을 듯이 달렸다. 좌석에 앉아 있었지만 몸이 이리저리 쏠렸다. 한 여성 승객은 불안한듯 하차 전 아이의 손을 꼭 잡았다.

시내버스 안과 정류장에서 만난 승객들은 직접 겪은 불편 사례들을 쏟아냈다. 대학생 이지민씨(20)는 "승객이 꽉 찬 버스인데 이를 감안하지 않고 급출발과 급정거를 막 하는 버스기사 때문에 한 남성 승객이 뒤쪽 통로에 서 있다가 앞쪽으로 굴러떨어지는 것도 봤다"고 말했다.

주부 유모씨(40)는 "서서 가는데 난폭운전을 하면 손잡이를 잡은 손이 저리기까지 한다"며 "정류장에 서 있는데 그냥 통과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6월 기준 시내버스 민원은 총 3966건으로 승·하차 전 출발이 2259건(56%)으로 가장 많았다. 불친절(980건·24%)과 난폭운전(396건·9%)이 뒤를 이었다.

버스기사들은 배차 간격 때문에 일부 무리한 운행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버스기사는 "기사들도 무리하게 운전하고 싶지 않은데 배차 간격을 맞추려다 보면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승객들이 늦으면 '왜 이렇게 늦게 왔느냐'며 항의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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