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홍콩 증시… 차이나펀드 올해 수익률 '50%'

홍콩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차이나펀드의 올해 수익률이 50%를 넘어서며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반토막 수익률로 투자자를 울렸던 차이나펀드가 홍콩 증시 강세에 힘입어 화려하게 부활했다.

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8월31일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차이나그로스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50.08%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차이나디스커버리와 삼성누버거버먼차이나 펀드도 연초대비 48.04%, 41.46% 성과를 기록하며 2017년 해외펀드 수익률 1~10위권 가운데 8개를 홍콩 증시에 투자하는 차이나펀드가 휩쓸었다.


올 들어 홍콩 H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는 이날까지 각각 20.1%, 27.1% 올랐다. 홍콩의 대표 지수인 홍콩 H지수의 기업 이익 전망치는 2017년 들어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 중이다. 중국 본토의 경기회복과 금융시장 회복이 기업 이익 회복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변경록 삼성증권 차이나리서치팀 선임연구원은 "홍콩 증시는 중국 본토의 경기회복으로 이익이 증가하면서 펀더멘탈(기업 기초체력)이 강화되고 있다"며 "글로벌 유동성이 홍콩 증시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한 가운데 중국 본토자금의 유입도 홍콩 주식시장에 중장기적 호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 증시의 PER(주가수익비율)도 올해 예상 실적 대비 8배 내외로 글로벌 최저 수준으로 저평가 상태다. 특히 홍콩 증시에는 중국 본토 증시(상해증시)와 동시 상장된 기업이 많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이 많았는데 이같은 격차는 올 들어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최현재 유안타증권 투자정보센터장은 "홍콩 H주식은 중국 상해증시에 동시 상장된 기업인데 주가가 그간 A주에 비해 저평가였다"며 "올해 H주의 재평가 흐름이 가속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홍콩 증시 강세에 국내 증권사 가운데 중국 주식에 가장 특화된 삼성증권은 7월 말부터 홍콩 증시에 대한 정식 전망을 개시했다. 삼성증권은 하반기 홍콩 H지수가 1만230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세장이 도래하며 홍콩 증시에는 미인주가 속출했다. 중국의 IT공룡기업인 텐센트를 비롯해 볼보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대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각광받는 길리자동차, 중국 평안보험이 대표적이다. 텐센트 주가는 올해 들어 72.9% 상승했고, 길리자동차는 160.5% 급등했다. 중국평안보험도 61.2% 올랐다.

다만 차이나 펀드 전체로는 자금 유입보다 유출이 두드러졌다. 올 들어 수익률이 급격히 회복되자 환매가 많았던 탓이다. 다만 펀드별로 자금이 유입된 상품도 있었는데 삼성자산운용의 삼성누버거버먼차이나 펀드에 올 들어 가장 많은 자금(844억원)이 몰렸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증시가 많이 올랐지만 글로벌 경기회복과 기업 이익 개선, 홍콩 증시의 저평가 매력을 감안할 때 추가 상승 여력이 여전하다고 판단했다. 환매보다는 추가 불입이 필요한 때라고 조언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10년 만에 박스권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한국 증시처럼 중국 증시도 10년 만에 강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섣불리 펀드를 환매하기보다는 지금은 보유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평가를 고려할 때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며, 내년까지 생각하면 덜 오른 본토 증시가 좀더 매력적"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