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日 증시 상장 추진…라인과 맞붙나

카카오가 일본 법인 카카오재팬의 도쿄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

4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카카오재팬은 오는 2020년 도쿄 증시 상장을 목표로 현지 증권사인 노무라증권과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용 카카오재팬 CEO(최고경영자)는 도쿄 본사에서 진행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카카오는 한국 밖에서 이 정도의 성장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여기 일본에 기회가 있다”며 이같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카카오 본사 관계자는 “카카오재팬의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시키기 위해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현지 상장계획을 포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2011년 7월 카카오재팬을 설립했다. 한국 대표 메신저 앱 ‘카카오톡’을 앞세워 일본 현지시장을 비롯한 동남아 공략에 나섰지만 위챗, 라인 등 경쟁자에 밀려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4월 일본 현지에 서비스를 시작한 ‘픽코마(Piccoma)’가 큰 인기를 끌면서 카카오재팬이 현지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픽코마’는 국내 카카오페이지의 모바일 콘 텐츠 운영 노하우를 활용해 일본 시장에 선보인 모바일 웹툰 플랫폼이다. 지난 7월 기준 DAU(일방문자수)는 80만명, MAU(월방문자수)는 240만명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잇고 있다. 앱 다운로드 건수는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일본의 대형 만화 출판사들과 라인 메신저보다 많았다.

일본 현지의 만화 콘텐츠를 연동하는 동시에 ‘좋아하면울리는’, ‘왕의 딸로 태어났다고 합니다’, ‘대새녀의 메이크업 이야기’ 등 국내에서 성공한 웹툰을 함께 소싱한 점이 성공 비결로 꼽힌다. 현재 일본 내에 서비스 중인 작품만 1000개에 달한다. 만화 최대 소비시장 중 한곳인 일본에선 단행본과 잡지 등 출판만화 시장규모는 감소되고 있는 반면 웹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시장 성장률은 28%에 달했다. 김재용 대표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월간 매출 목표는 10억엔”이라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가 해외 증시 상장을 추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도쿄 증시에 상장한 국내 인터넷 기업은 넥슨과 라인이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가 도쿄 증시에 상장할 경우 국내 IT 업계의 또 다른 신화를 쓰는 것”이라며 “규모 면에서 차이가 크지만 일본 시장에서 라인과의 맞대결도 관전 포인트”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