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강남·추가 과열지구' 사정권

정부가 ‘8·2 부동산대책’의 후속조치로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적용 기준을 완화했다. 이에 새 기준에 따라 분양가상한제가 실제 적용될지, 적용되면 어느 지역이 될지 벌써 관심이 쏠린다.
　
현재 민간택지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기 위해선 △주택가격상승률이 3개월간 10% 이상 △3개월 거래량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평균 청약경쟁률이 3개월 연속 20대1 이상인 경우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개선안은 이 기준을 완화해 최근 3개월간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를 넘는 지역 가운데 △최근 1년간 평균 분양가상승률이 물가상승률 2배 초과 △2개월 연속 청약경쟁률이 5대1 초과 또는 85㎡이하 경쟁률이 10대1 초과 △3개월간 주택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 중 하나 이상 해당하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도록 했다.
　
오는 8일 입법예고 등을 거쳐 빠르면 10월 중순부터 시행될 예정인데 일반 분양주택은 상한제 시행 이후 최초 입주자모집승인을 신청한 주택부터, 정비사업의 경우 상한제 시행 이후 최초로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한 주택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11월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실시한다고 가정하면 직전 석 달인 8·9·10월의 집값 누적 상승률이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 누적치의 2배를 넘으면 일단 분양가상한제 후보지역이 된다. 여기에 새롭게 제시된 3개 기준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상한제 지역으로 지정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상한제 적용 가능성이 있는 지역으로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비롯해 경기 성남시 분당구, 고양시 일산서구, 대구 수성구를 꼽는다. 이들 지역의 최근 집값 상승폭과 잠재적 상승가능성을 고려한 것이다.
　
특히 8·2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한풀 꺾이면서 수도권과 지방에서 상한제가 먼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5일 밝힌 8월 한 달 ‘주요지역 주택가격 변동률’에 따르면 △성남시 분당구 2.10% △고양시 일산서구 1.15% △대구 수성구 1.41%에 달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6%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어느 정도 잡힌 만큼 상한제가 실제 시행된다면 대구 수성구 등 각종 개발호재가 있는 지방에서 우선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 집값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강남3구 아파트값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이곳에서 상한제가 시행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서울의 경우 8 ·2대책 이후 상승폭이 둔화했다. 강남3구에선 오히려 하락한 곳이 있는데 KB국민은행의 주간 부동산시세(8월28일 기준)를 보면 △강남구(0.00%) △서초구(-0.01%) 송파구(-0.04%)가 전주 대비 변화가 없거나 하락세로 돌아섰다.



정비사업의 경우 상한제 시행 이후 최초로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한 주택부터 적용되는 만큼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강남구 개포주공, 송파구 잠실미성아파트 등이 잠재적인 상한제 적용 단지로 거론된다.
　
한편 분양가상한제와 관련해 당첨만 되면 수억 원의 차익을 남기는 소위 ‘로또 청약’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분양가상한제가 일단 치솟던 분양가에 대해선 바로 진정효과를 줄 수 있다. 그러나 입주 후 주변 시세와 비슷하게 오를 경우 당첨만으로 수억 원의 차익을 남길 수 있다. 이에 ‘로또 청약’을 노리는 사람이 몰릴 수 있다.
　
이와 관련, 국토부 관계자는 “단기적으론 청약 과열이 생길 수 있지만 분양가가 안정될 수 있다는 기대가 시장에 형성된다면 소비자는 성급히 청약에 나설 이유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청약 과열현상과 주택 수요자들의 ‘로또 청약’에 따라 혜택을 못 본 수요자들의 상실감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권 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값싼 분양가 혜택은 일부 당첨자의 몫으로 한정된다”면서 “인기지역의 정비사업 물량에 대한 청약 과열현상은 심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