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단지들 층수 제한·부동산 규제 반발 시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머니투데이DB

강남구 대치동 소재 은마아파트 등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서울시의 층수 제한·정부의 부동산 규제 등에 맞선 대규모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은마아파트 주택 재건축 정비사업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강남 지역 재건축 추진 단지 4~5곳과 연대해 이달 후반 서울시청 앞 집회에 나서는 논의를 각 단지 조합장들과 진행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시위에서는 서울 지역의 용도지역별 층수 제한을 규정한 '2030 서울플랜' 및 재건축 시장을 겨냥한 정부 규제 등에 대한 주민 규탄이 이뤄질 전망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강남 지역에서는 층수 제한 뿐 아니라 내년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에 반감이 큰 단지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강남 재건축 시장은 투기과열지역·투기지역 중복지정,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등 정부 규제 여파로 급격히 위축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일 집계 기준 전주 대비 0.23% 하락했고, 서초구도 0.03% 내렸다. 송파구 만 전주 하락에 이어 0.05% 반등했다.

더욱이 일부 초고층 추진 단지들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심의 지연이나 거부에 낙담한 분위기다. 심의 지연을 겪은 서울 송파구 소재 잠실 5단지(3930가구)는 지난달 서울남대문 경찰서에 시청 앞 집회를 신고했다. 잠실5단지 조합은 오는 6일 예정된 도계위 본회의에서 안건이 부당하게 퇴짜를 맞으면 시위에 뛰어들 계획이다.

이 곳은 현재 제 3종 일반주거지역인 해당 정비구역을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해 50층 주상복합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잠실5단지 정비계획안이 지난 2월 도계위에서 '보류' 판정을 받은 이후 지난달 16일 재상정됐다.


하지만 심의 시간 부족으로 처리되지 못했다. 이 안건은 지난달 30일 임시로 소집한 도계위에 재상정됐지만 이번에는 '정족수 미달'로 논의되지 못했다. 시는 해당 계획에 대한 사전 협의는 상당 부분 진척됐는데 심의가 불가피하게 늦어졌다는 입장이다.

은마아파트도 2030 서울플랜이 규정한 주거지역 기준 최고 층수(35층)를 넘어선 49층 아파트 재건축을 추진했다. 이 곳은 지난달 도계위에서 이례적인 ‘미심의’ 판정을 받았다. 은마 추진위는 “2025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서울시의 재건축 등 정비사업 근거 기본계획)에 따르면 특별건축구역 지정을 통해 층수 완화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시는 심의를 하지 않았다”며 부당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 관계자는 "특별건축구역 지정을 통해 층수를 올리더라도, 최상위 계획인 2030 서울플랜이 규정한 층수를 넘어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주민 결속을 다지고 시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 시위를 준비한다고 본다. 하지만 이들이 현 정부나 시의 정책 기조와 반한 요구에 나설 경우 사업이 계속 지연되는 위험이 높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위가 시의 결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내년 지방선거 결과는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전체 선거 판도나 정책이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