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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살충제 계란' 오래 기억해야 할 이유

기자수첩 머니투데이 박상빈 기자 |입력 : 2017.09.0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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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좀 잠잠해진 것 같아. 채 한달이 가지 않네." 지인이 최근 여러 사회 이슈에 밀려 '살충제 계란' 사건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 같다며 기자에게 한 말이다.

그는 정부의 전수 조사, 관련 업체들의 유통 중단 등 발빠른 대응 때문일지 모르겠지만 전 국민을 공포로 떨게 했던 중대 이슈가 어느새 대중들에게 잊혀지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않아 계란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지만 '사용하는 계란이 안전하다'고 적었던 일부 식당의 안내 공지가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가면 이슈가 바뀌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괜한 우려와 걱정을 붙들고 살 필요는 없다. 그러나 살충제 계란 사건이 하나의 옛 얘기가 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살충제'와 '계란'이 짝을 이룬 것 외에도 1979년부터 국내 판매가 금지된 살충제 DDT(디클로로디페닐트리클로로에탄)의 존재가 재등장한 것은 이번 이슈를 더 충격스럽게 만들었다.

레이첼 카슨이 1962년 '침묵의 봄'를 펴내며 위험성을 지적했던 살충제. 그동안 교양서적이나 교과서에서나 언급된 이 성분은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당당히 모습을 드러냈다. DDT가 검출된 국내 농장은 일부였지만 기억 밖으로 사라졌던 DDT의 공포가 엄습한 것이다.

이번에 전 세계를 살충제 계란 공포로 몬 주요 성분은 '피프로닐'과 '비펜트린'이다. 우리 정부는 이 성분들과 관련, 하루에 계란을 2.6개씩 평생 먹어도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지만 만성 독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피프로닐과 비펜트린도 DDT가 그랬듯 먼 미래에 또 다른 모습으로 문제를 일으킬지 모른다.

여러 살충제나 화학물질은 위생, 편의 등 인간을 위한다는 명목 아래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질 것이다. 그러나 살충제 계란이나 '가습기 살균제' 등의 위협은 이제는 멈춰져야 한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일들을 잊지 않고 기억할 때 가능한 일이다.

17기 박상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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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빈
박상빈 bini@mt.co.kr twi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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