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층 꿈 이룬 잠실 5단지…매물은 줄고 매매가 꿈틀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전경. /사진=머니투데이DB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50층 주상복합 재건축안이 서울시 심의를 사실상 통과했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가 본회의에서 재건축안을 큰 틀에서 인정하고 경미한 의견조율을 위해 안건을 수권소위원회로 이관키로 결정해서다.
　
잠실5단지는 이로써 서울의 7대 광역 중심(잠실, 용산, 청량리·왕십리, 창동·상계, 상암·수색, 마곡, 가산·대림) 초고층 재건축 전기를 만들었다. 이 단지는 광역 중심 주변 지역 제3종 일반주거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하는 방식을 통해 최초로 층수 제한(주거지역 기준 35층)을 돌파하게 됐다.
　
시는 지난 6일 서울시 도계위가 ‘잠실아파트지구 1주구 잠실5단지 재건축사업 정비계획 변경 및 경관계획안’을 ‘보류’ 처리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보류 판정은 도계위가 해당 정비계획안 처리를 위해 더이상 본회의를 열지 않고 국제현상설계 공모 등 후속절차 논의는 수권소위원회에 일임한다는 의미다.
　
서울시가 결국 잠실역 사거리 주변 용도지역을 종상향(제3종 일반주거지역→준주거지역)해 최고 50층의 주상복합 7개동을 건립하는 초고층 재건축안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잠실5단지 재건축조합(이하 조합)은 현재 광역 중심인 잠실역 사거리 주변 정비구역 일부를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해 최고 50층 높이 주상복합(1496가구) 5개동을 짓고 50층 오피스 1개동, 35층 호텔·컨벤션센터 1개동 등 총 7개 주요 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종상향을 하지 않는 나머지 주거지역에는 최고 35층 높이의 아파트 4905가구를 짓는다.
　
잠실5단지 시세는 반등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곳 거래가격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및 지난 2월 도계위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7개월째 이어진 사업 지연 등에 흔들렸다. 잠실5단지 전용면적 82.51㎡는 지난 7월 16억3500만~17억2000만원선에서 실거래됐지만 지난달엔 15억6000만원에 팔렸다. 하지만 잠실 소재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매물을 싸게 내놓은 보유자가 물건을 회수했다”며 “사업 본격화로 가격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재건축단지들은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조항을 적용받는다. 하지만 잠실5단지는 2013년 조합설립인가 이후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아직 하지 못해 한시적 거래가 가능(사업시행인가 신청 즉시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한 예외 단지다. 그간 사업 지연으로 내년에 부활하는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는 것은 확정적이다.
　
조합 관계자는 “사업속도를 과도하게 올리기보다 탄탄하게 진행하겠다”며 “사업속도가 급격히 빨라져 가격이 급등하면 정부 규제를 더 강하게 받게 될 것이 우려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2014년 공표한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서울플랜)에서 서울의 7대 광역 중심을 지정했다. ‘광역 중심 주변’에선 종상향을 통한 초고층 재건축 가능성이 열려있다. 다만 정비계획안이 각 광역 중심의 특성에 부합하느냐가 관건이다.
　
잠실5단지 조합의 경우 잠실 광역 중심의 역할인 마이스(MICE: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기능에 부합하기 위해 준주거지역 내 건축 연면적의 약 35%를 호텔과 컨벤션, 업무 등 비주거용도로 설정하는 계획을 제안했다.
　
시는 잠실5단지 주변 장미아파트(잠실 광역 중심)나 노원구 상계동 소재 상계주공아파트(창동·상계 광역 중심) 등은 각각 광역 중심 주변 아파트로 파악했다. 다만 서울 외곽지역 등 사업여건이 불리한 단지들은 광역 중심 주변이어도 초고층을 현실화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