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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성장·기술형 기업의 메인보드, 코스닥

기고 머니투데이 정운수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 |입력 : 2017.09.11 04:25|조회 : 5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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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KOSDAQ) 시장은 그 명칭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미국의 나스닥(NASDAQ)시장을 벤치마킹해 우수한 기술력을 지닌 성장 초기 기업의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1996년 개설된 주식시장이다.

나스닥은 1971년 장외시장으로 개설된 이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널리 알려진 애플, 구글, MS(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아마존이 모두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데 이들은 미 증시에서 시가총액 1~5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듯 나스닥은 IT 기업의 폭발적 성장에 힘입어 벤처기업의 메카를 넘어 성장·기술형 기업의 메인보드로서 그 자리를 굳건히 했다.

반면 코스닥은 시가총액 상위 우량주의 코스피 이전상장을 계기로 정체성에 관한 논의가 불거지고 있다. 세계거래소연맹(WFE), 세계은행(WB) 등 해외 전문기관들이 코스닥을 "신시장의 대표적 모범사례"로 평가한 반면, 국내 투자자들의 코스닥에 대한 시선은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혼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혹자는 코스닥의 풍부한 유동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나스닥과는 다르게 코스피시장의 '2부리그'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기관,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하기에 부적합한 시장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이는 2000년대 초 세계적으로 발생했던 IT버블을 계기로 형성된 코스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잔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간 코스닥은 상장기업 규모나 시장 유동성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상장실질심사 제도 도입으로 시장 건전성도 현저히 개선됐다. 또 NHN,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 IT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코스닥 상장을 통해 성장기반을 마련했다.

최근에는 바이오·제약으로 대표되는 헬스케어 산업 부상과 맞물려 코스닥이 정보통신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문화기술(CT) 관련 기술·성장형 기업의 메인보드로 변모하는 중이다.

이를 통해 '중후장대'로 대변되는 제조업 중심의 코스피와 차별되는 코스닥만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수년간 횡보하던 박스권을 돌파하며 한 단계 성장한 시장으로 도약했다.

코스닥은 높은 성장성을 바탕으로 코스피 대비 2배 이상 높은 주가수익율(PER)을 보이고 있다. 이는 동일한 기업이 코스닥에 상장했을 경우 훨씬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외국인 투자자 역시 코스닥의 이러한 성장성과 실적향상에 주목해 2012년 이후 코스닥시장에서 5조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최근에는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코스닥 주식보유율이 12%를 돌파하며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코스닥 상장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22.6%, 44.8%가 증가해 성장·기술형 기업의 요람이라는 코스닥 특성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기관투자자들의 코스닥시장 외면이라고 할 것이다. 뚜렷한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자들은 올 한해에만 코스닥에서 3조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지금과 같은 기관투자자의 코스닥에 대한 외면이 지속될 경우, 성장 초기 단계에 있는 중소·벤처 기업에 대한 양질의 자금조달이라는 코스닥의 정책적 기능은 위태로워 질 수 밖 에 없다.

코스닥은 단순히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목적으로 하는 2부시장 단계를 지나 IT·BT·CT 업종에 특화된 메인보드로 진화해 왔고, 테슬라 요건 등 기술특례상장 제도 확대를 통해 기술주 위주 시장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나스닥을 제외하고는 기술·성장형 기업 위주의 신시장이 코스닥만큼 활성화된 예를 찾아보기 힘들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우수한 시장을 더욱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 나은지, 아니면 더 이상의 성장을 포기하고 다른 나라 신시장들과 같은 2부 시장으로서의 역할에 만족하는 것이 나은지에 대한 답은 명확하다고 할 것이다.
[기고]성장·기술형 기업의 메인보드, 코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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