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빠르트망', 데뷔 20년 배우와 발레리나의 연극 도전

배우 오지호와 발레리나 김주원이 '라빠르트망'(L'appartement·프랑스어로 '아파트')을 통해 연극 무대에 데뷔한다.


12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연극 '라빠르트망' 제작 발표회가 열렸다. 주요 배역을 맡은 오지호, 김주원, 김소진과 고선웅 연출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라빠르트망'은 프랑스 영화 '라빠르망'(1996)을 연극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리자(모니카 벨루치 분)와 막스(뱅상 카셀 분)의 미스테리한 로맨스를 그렸다. 미국에서 조쉬 하트넷 주연 영화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로 리메이크 됐지만 연극으로 선보이는 건 처음이다.

연출로는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으로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받은 고선웅이 참여했다. 원작의 매력에 푹 빠진 연출이 수소문 끝에 원작자 겸 감독인 질 미무니를 만나 라이선스를 획득했다는 후문이다. 고 연출과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오세혁 연출 겸 극작가가 함께 원작을 각색했다.

고 연출은 "영화 '라빠르망'을 90년대 중반 고속터미널 극장에서 재밌게 봤는데 다시 봤을 때 안에서 강한 충동을 느꼈다"며 "영화에서는 밀도있고 박진감있게 시간을 넘나들지만 연극은 여러 사람의 생각과 모습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다. 시간적인 개념을 동시성을 갖고 보여줄 수 있어 매력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발레리나 김주원은 다양한 장르에 출연하면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2010년 무용과 뮤지컬을 결합한 '컨택트'와 '팬텀'(2015) 등에 출연했지만 연극 도전은 처음이다. 배우 오지호도 지난 20년간 브라운관과 TV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선보였지만 공연 무대에 서는 것은 처음이다.


오 배우는 "처음에는 내가 연극하는 배우가 아니기 때문에 망설였다"며 "하지만 20대에 영화 '라빠르망'을 재밌게 본 기억이 있었고 연출의 설명을 들으니 (연극 경험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김 배우는 "사실 전설적인 무용수 고(故) 최승희에 대한 작품을 만들고 싶어 연출에게 러브콜을 했다"며 "그런데 연출이 '그 전에 연극 한 편 하면 어때' 하시더라. 춤 출 때는 몸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연기자이지만 언어로 하면 어떻게 소통이 되고 전달되는지 궁금증이 있어 승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라빠르트망'은 다음달 18일부터 11월 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