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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까오티에'에서 만난 중국

광화문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입력 : 2017.09.13 03:46|조회 : 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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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3일 중국 지린성 옌지(연길) 서부역. 오후 1시20분이 되자 매끈하게 빠진 고속철 한 대가 역 플랫폼으로 들어온다. 열차가 멈추고 문이 열리자 줄지어 기다리던 수 많은 승객이 순식간에 쏟아져 들어간다. 중국의 고속철 '까오티에(高铁)'다. 베이징에서 항공편으로 2시간 정도 걸리는 옌지에 지인을 만나러 왔다 돌아가는 길이었다. 항공편이 여의치 않기도 했지만 '그 유명한' 까오티에를 한번 타보자는 생각이 강했다.

중국에선 어딜 가나 '인구 대국'임을 실감케 되는데 여기서도 그랬다. 탑승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거의 모든 좌석이 들어찼다. 자리 위의 짐칸도 마찬가지였다. 공간을 찾느라 승무원들이 연신 짐을 넣었다 뺐다 해야 했다. 붐비는 객실에 비해 좌석은 편안했다. 이등석인데도 승차감이 좋았다. 특히 앞뒤 좌석 간격이 넓었다. 승객들은 준비해온 도시락이나 컵라면, 간식, 과일 등을 자연스럽게 꺼내 먹었다. 카드놀이를 하는 일행도 눈에 띄었다. 이들에게 까오티에는 이미 일상이 돼 있었다.

오후 1시28분에 출발한 열차는 예정된 밤 10시30분께 정확히 베이징역에 도착했다. 비행편으로 오는 것보다는 7시간이 더 걸렸다. 운임료는 예약수수료를 포함해 420.5 위안. 원화로 7만1400원 정도였다. 일등석은 1만~2만 원 정도 더 비싸다. 항공편 가격이 20만 원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서민들 입장에선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교통수단인 셈이다.

까오티에가 이젠 중국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됐지만 10년 전만 하더라도 프랑스, 독일 등으로부터 고속철 기술을 배워오기 바빴다. 2011년 7월 윈저우 고속철 사고로 수십 명이 숨졌을 때는 '급히 먹다 체했다'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국가 차원의 육성은 계속됐고 이제 세계 최고의 '고속철 강국'이 됐다. 현재 중국의 고속철 길이는 총 2만2000km로 전 세계 고속철의 절반을 넘는다. 수출도 활발하다. 세계 18곳에서 1430억 달러(61조 원) 규모의 고속철 공사를 진행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세계 최고 속도를 자랑하는 2세대 고속철 ‘푸싱(復興·부흥)’이 수도 베이징과 경제 중심지 상하이를 운항하기 시작했다.

고속철에서 보듯 중국의 고속 성장 배경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 정책이 있다. 한번 결정한 사안은 흔들림 없이 밀어붙인다. 먼저 키워내고 문제점을 보완해가는 식이다.

대표적인 것이 공유경제다. 불과 1년여 전 베이징 등 중국 주요 도시에서 무료로 탈 수 있는 자전거들이 깔리기 시작했을 때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았다. 단기간에 30여 개 이상의 자전거 공유업체가 우후죽순 등장했다, 보유 자전거를 거의 다 분실하고 파산하는 기업도 생겨났다. 중국 정부는 최근에서야 신규 투입 자전거를 제한하는 등 관리에 들어갔다. 현지에선 이것도 규제가 아니라 산업 업그레이드 차원에서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인내하는 사이 중국 공유자전거의 선두업체인 모바이크와 오포는 중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기업이 됐다. 두 회사의 공유자전거는 이미 전 세계 150여개 도시에서 700만대가 운영되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서 모바이크가 2억 달러, 오포가 1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투자자들은 세계 유수 기업들이다.

[광화문]'까오티에'에서 만난 중국
즈푸바오(支付寶, 알리페이)와 웨이신즈푸(微信支付, 위챗페이) 등 모바일 결제도 빼놓을 수 없다. 과감한 도입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모바일 결제 시장을 만들어 냈다. 두 결제시스템을 운영하는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IT 기업이다.

세계 경제는 중국의 부상으로 더욱 치열한 전쟁터가 됐다. 속도에서 뒤지면 기회는 없다. 아무리 빨라도 상대보다 느리면 의미가 없다. 특파원으로 베이징에 온 지 한 달여. 까오티에 만큼이나 빠른 중국 경제의 속도를 무섭게 실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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