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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도시바의 교훈, '사람이 먼저다'

우리가 보는 세상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입력 : 2017.09.12 13:38|조회 : 7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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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일본 도시바가 13일 이사회를 열고 도시바메모리 최종 인수 후보를 결정한다.

글로벌 낸드플래시 2위 업체를 품에 넣기 위해 다국적의 자본과 기업들이 '합종연횡'(合從連衡) 했다. 그만큼 '탐나는' 매물이다. 낸드 시장에서 누구든 도시바를 품에 넣으면 단숨에 업계 2위로 도약하며 선두 삼성전자를 추격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된다.

도시바도 이같은 점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신의' 대신 '실리'를 앞세워 매입 희망자를 저울질했다.

매입자가 누구로 결정되든, '황금알'을 팔아야 하는 도시바 입장에서는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낸드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이다.

도시바는 본래 '눈치 빠른' 기업이다. 과거 수많은 변곡점에서 시장의 흐름을 읽고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1980년대 초 소니(베타맥스 방식)와 JVC(일본빅터·VHS방식)가 벌였던 VCR(비디오카세트 녹화기) 전쟁에서 도시바는 본래 소니 편이었다. 그러나 시장의 흐름을 감지하고는 과감히 VHS 방식의 제품을 내놨다. 도시바의 이탈로 베타맥스 방식은 사실상 경쟁에서 밀려났다.

2006년 3월 도시바는 세계 최초로 HD DVD 플레이어를 출시했다. HD DVD는 도시바가 주도하는 '차세대 DVD' 규격으로, 소니가 주도하는 블루레이 진영과 시장에서 맞붙었다. 시장 점유율에서 블루레이를 앞서는 등 한동안 분위기도 좋았다. 그러나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미국 대형영화사 워너브러더스가 2008년 1월 앞으로 블루레이만 지원하겠다며 '뒷통수'를 친 후 판도가 급변했다.

2008년 3월 도시바는 HD DVD 사업 철수를 공식 선언했다. 대신 기업역량을 플래시메모리에 집중키로 했다. 당시 도시바는 1조7000억엔을 투자해 이례적으로 2개의 반도체 공장을 동시에 착공한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도시바는 무한 경쟁과 시장변화 속도를 감안해 '스피드'를 중시했고, 과거에 집착하기보단 미래를 내다봤다. 낸드 시장에서 도시바가 2위 자리에 오른 비결이다.

도시바는 반도체와 함께 '원자력'을 핵심사업으로 정했다. 도시바는 미국 원전업체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했지만, 결과적으로 여기서 발생한 약 7조원의 사업손실을 메우기 위해 반도체 사업을 팔아야 하는 '비극'을 맞았다. 결과적으로 신사업의 미래를 제대로 내다보지 못한 '통찰력'의 실패였다.

앞서 2015년에는 도시바가 2009년 회계연도부터 급속히 악화된 수익을 분식회계를 통해 감춰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명백한 '기업윤리'와 '관리'의 실패였다.

도시바메모리가 '매물' 신세가 된 것은 결국 '올바른' 경영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경영은 '예술'이라고 불릴 만큼 어렵다. 잘못된 판단에 대해서는 이를 멈출 수 있는 리더십과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 '쇼핑'하는 입장에서 이번 인수전을 관전하고 있지만,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할 점이 많다. 좋은 경영자가 없다면 세계를 호령하는 우리 기업도 언제든 매물 신세가 될 수 있다. 기업경영에서도 사람이 먼저다.

[우보세]도시바의 교훈, '사람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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