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튀는 중소형주 펀드 3인방, IT株 '집중 투자'

2017년 대형주 장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중소형주 펀드 3인방이 톡톡 튀는 수익률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의 CIO(최고투자책임자)들은 2018년 중소형주 강세장을 예상하며 중소형주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1일 기준 하이자산운용의 하이중소형주플러스는 연초대비 25.25% 성과로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신자산운용의 대신성장중소형 펀드와 맥쿼리투신운용의 맥쿼리뉴그로쓰도 각각 연초 이후 24.03%, 21.90%로 우수한 성적을 나타냈다.


올해 코스닥 지수 상승률이 4.5%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이들 3인방은 중소형주 펀드로서는 이례적인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하이중소형주플러스는 지난해 성과 부진으로 올해 3월 펀드매니저가 교체됐고, 강봉우 펀드매니저가 운용을 담당한 뒤 수익률 반전에 성공했다. 2개월 전인 7월 초 기준 이 펀드의 주요 편입 종목은 SK하이닉스 솔브레인 삼성전자 서울반도체 피에스케이 테스 후성 에코프로 인터플렉스 이녹스첨단소재다. 편입비중 상위 10종목 가운데 8개가 IT 업종에 속하고 2개(후성, 에코프로)는 전기차 관련주다. 포트폴리오 전체로는 IT 비중이 50%에 달했다.

이석원 하이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CIO)은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한국의 수출이 좋아지는 과정에서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종, 즉 IT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이에 맞춰 IT 애널리스트 출신 펀드매니저가 실적과 업황이 모두 좋아지는 종목을 선별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김종언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대신성장중소형주 펀드는 IT와 산업재·소재 등 경기민감 업종에 주로 베팅했다. 이 펀드도 IT 업종 비중이 38%에 달했는데 하반기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애플 부품사에 투자한 것이 수익률 호조로 이어졌다. 이 펀드는 비에이치,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을 비중 있게 담았다.

고재욱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맥쿼리뉴그로쓰 펀드는 신성장주에 대한 투자로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5~7월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대부분의 펀드가 환매로 몸살을 앓는 상황에서도 올 들어 48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고 설정액 1246억원을 기록했다. 맥쿼리뉴그로쓰는 중소형주 펀드 가운데 드물게 안정적인 수익률(3년 34.34%, 5년 81.42%)로 판매사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박홍식 맥쿼리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CIO)은 "4차산업혁명, 친환경,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등 글로벌 패러다임의 변화에 걸맞는 신성장 종목을 발굴하고 선제적 투자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이들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의 CIO들은 대형주 장세가 상당기간 진행된 만큼 내년에는 중소형주가 유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홍식 CIO는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이 친환경 및 친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지금은 신성장주와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할 때"라며 "정책 호재 외에도 중소형주의 실적과 경영환경도 개선되고 있어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윤남 대신자산운용 CIO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2004년~2007년에 나타났던 장세가 반복된다면 지수 상승과 더불어 중소형주 강세장이 올 것"이라며 "지수보다 중소형주가 더 많이 오르는 장세가 수 년 내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