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임명 '먹구름'…현안 산적 중기부 '혼란'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관계자와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종교·역사관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인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보고서가 부적격으로 기울면서 중기부가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장관 인선이 지연될 경우 인사 등 부처 운영은 물론 중소·벤처기업 육성 및 일자리 창출, 최저임금 등 산적한 현안처리에 차질이 불가피해서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이날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재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부 소관 자당 의원들과의 간담회에 참석 요청을 받았지만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자는 서울 여의도 모처에 마련된 사무실에도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은 전날(11일) 열린 청문회에서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 과정에서 그동안 불거진 종교관·역사관 외에도 국무위원으로서의 자질 부족이 드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데다 이른바 박 후보자의 '전공분야'로 알려진 중소·벤처기업 관련 현안에서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민주당 산자중기위 관계자는 "박 후보자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린 위원은 거의 없고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며 '임명동의안을 가결시키기 어려울 듯하다"고 전했다.

앞서 청와대는 이승만·박정희 정권 독재 옹호와 뉴라이트 대표 학자인 이영훈 서울대 교수의 초청으로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청와대는 '생활보수'라는 낯선 표현을 써가며 "청문회까지 지켜보자"고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여당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보고서에 '적합' 의견으로 채택하기 어려운 만큼 채택 불발로 가닥을 잡고 보고서 제출마감시한인 16일까지 시간을 벌어주자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여야 간사간 회의에서 13일 재논의 후 어떤 결과든 채택하기로 확정하면서 국회가 박 후보자에 대한 국무위원 적합성 판단을 직접 표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민의당 소속 장병완 산자중기위원장은 이날 "야3당은 아예 부적격으로 채택하자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아직 입장 정리가 되지 않았다"며 적격과 부적격을 병기하는 방식으로 표기할 가능성에 대해선 "없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익표 간사는 "당내에 이견이 있어 조율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의 "주어진 법적 시간을 활용하라"는 메시지의 의미가 '박 후보자 스스로의 결단'을 요구하는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앞서 박 후보자는 "국회가 부적격하다고 판단한다면 그 판단에 따르겠느냐"는 손금주 국민의당 의원의 질의에 "네"라고 답한 뒤 "위원들과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면서 중소벤처기업부도 위기의식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의혹이 쏟아진 와중에도 '인사청문회까지 버티면 된다'는 분위기였지만, 인사청문회를 거치면서 '임명 불발에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기부 관계자는 "장관 인선 지연으로 인사 공백 장기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