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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정말 내릴 수 없었나"…240번 버스 타보니

붐비는 도로, 퇴근길 승객 북적…차선 분리대에 4차선 우회전 차량으로 하차 어려워

머니투데이 남궁민 기자 |입력 : 2017.09.13 06:15|조회 : 267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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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번 버스가 건대사거리에서 신호를 받고 정차한 모습. 3차선 직진 차선에 정차했다. /사진=남궁민 기자
240번 버스가 건대사거리에서 신호를 받고 정차한 모습. 3차선 직진 차선에 정차했다. /사진=남궁민 기자
아이만 뒷문으로 내린 채 버스가 출발해 어머니 A씨가 다른 정류장에 내린 건대역 240번 버스사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버스기사와 업체는 당시 버스가 출발한 이후이기 때문에 승객을 하차시키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A씨와 일부 승객들은 아이만 먼저 내린 상황을 기사에게 재빨리 알렸으나 기사가 이를 무시하고 다음 역에 가서야 문을 열었다고 주장했다.

버스업체 및 기사의 말처럼 승객이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었을까. 비슷한 환경에서 기자가 2차례 직접 버스를 타봤다.

사건 하루가 지난 12일 오후 7시 무렵. 건대역 정류장에 240번 버스가 도착했다. 버스에는 퇴근길 승객 등이 이미 가득 타 있었고, 이 정류장에서도 열명 가량 승객이 탑승했다. 기자는 버스에 올라탔다.

사건이 발생한 건대사거리 일대 지도. 사건 당시와 비슷한 시간대 240번 버스를 탄 뒤 확인된 사항을 표시했다. 주황색 점은 두차례 240번 버스를 탔을 때, 출발 후 10초가 지난 시점의 버스 위치. /사진=남궁민 기자
사건이 발생한 건대사거리 일대 지도. 사건 당시와 비슷한 시간대 240번 버스를 탄 뒤 확인된 사항을 표시했다. 주황색 점은 두차례 240번 버스를 탔을 때, 출발 후 10초가 지난 시점의 버스 위치. /사진=남궁민 기자
서울시의 CCTV 분석과 버스 기사가 제출한 경위서 내용을 종합하면, 사건 당시 이 버스는 건대역 정류장에서 16초간 출입문을 열고 승객들을 하차시킨 뒤 문을 닫고 출발했다. 그리고 10m 정도 지나 3차로로 진입했고, 20초 정도 지난 뒤 다음 정류장에 정차했다. 버스 운전기사는 출발한 지 10초쯤 지난 뒤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서울시는 판단하고 있다.

기자는 버스에 올라 사건 당시 버스기사가 상황을 파악한 시점인 버스 출발 10초 뒤 상황을 살펴봤다. 4차선에 정차해 승객을 태운 버스는 정류장을 떠나자마자 차선을 변경해 3차선에 있었고 빨간불 신호 때문에 정지선 앞에 정차했다. 4차선은 우회전 차선이고, 3차선과 4차선 사이는 분리대로 구분돼 있다.

4차선 우회전 차량이 계속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에 3차선에서 정차해 버스가 하차할 경우 사고 위험이 커보였다.

기자가 한차례 더 건대역 정류장에서 240번 버스를 탑승해 봤다. 이번엔 출발 10초가 지난 뒤 버스는 파란 불을 받고 사거리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었다. 두 차례 모두 승객이 내리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건대역 정류장에 정차한 240번 버스 /사진=남궁민 기자
건대역 정류장에 정차한 240번 버스 /사진=남궁민 기자
승객으로 붐비는 오후 6시 30분 무렵 240번 버스 /사진=남궁민 기자
승객으로 붐비는 오후 6시 30분 무렵 240번 버스 /사진=남궁민 기자
정류장 떠난 뒤 약 10초 후 버스 내부 모습. 버스는 3차선에 정차해있다. /사진=남궁민 기자
정류장 떠난 뒤 약 10초 후 버스 내부 모습. 버스는 3차선에 정차해있다. /사진=남궁민 기자
버스기사는 업체에 당시 A씨가 하차 요구를 할 때는 단지 내리지 못한 승객이 내려 달라고 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퇴근길 붐비는 버스에 타보니 많은 승객이 탄 상황에서 버스 뒷문 근처에서 하차 요구를 할 경우에는 기사가 쉽게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사건 조사에 나선 서울시 관계자는 "CCTV를 보면 사건 발생이 퇴근 시간대로 버스 안에 사람이 많아 혼잡했다"고 설명했다.

A씨가 하차를 요구했을 무렵 버스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의 도로와 차선 상황 /사진=남궁민 기자
A씨가 하차를 요구했을 무렵 버스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의 도로와 차선 상황 /사진=남궁민 기자
사건이 발생한 시간대의 건대사거리 일대 교통상황. 사건의 버스가 운행한 노선은 교통량이 많아 붐빈다. /사진=다음지도
사건이 발생한 시간대의 건대사거리 일대 교통상황. 사건의 버스가 운행한 노선은 교통량이 많아 붐빈다. /사진=다음지도
건대역 정류장에서 건대입구역 정류장까진 261m로 운행시간은 1분(교차로 신호 약 30초)이 채 안된다.

건대입구 정류장에서 내린 A씨는 곧장 건대역 정류장으로 가 아이를 찾았다. 자양1파출소 관계자는 "어머니가 아이를 찾은 뒤 파출소를 방문해 사건을 설명하고 간단한 얘기를 나눴다"며 "사법 처리를 요구하거나 신고 접수를 하진 않고 떠났다"고 밝혔다.

현재 아이가 내린 직후 출발하는 버스의 모습을 담은 CCTV 화면은 공개됐지만 버스 내부의 모습을 담은 화면은 A씨의 반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모자이크를 전제로 CCTV를 공개하려 하는데 아이 어머니가 반대하는 상황"이라며 "버스 기사가 어머니에게 욕설을 했다는 것도 현재 CCTV로는 확인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이는 우리 나이로 7세로 건대역 정류장에서 내렸고, 얼마 뒤 정류장으로 돌아온 어머니와 만났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주어진 상황만으로 버스기사를 처벌할 수는 없다. 친절 교육 등을 통해 재발 방지조치를 할 계획"이라면서도 "면밀히 조사해 위반사항이 밝혀지면 업체 및 버스 운전기사에 대해 관련 규정에 따라 처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버스가 정류장이 아닌 곳에서 주정차를 하게 될 경우 6개월 이내 자격정지와 20만원 이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 제42조 3항에 따르면 자동차 운행 중 중대한 고장을 발견하거나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될 때는 즉시 운행을 중지하고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

사건이 보도된 이날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해당 버스기사 해임을 요구하는 청원이 게시되는 등 버스기사를 비판하는 의견이 이어졌다. 해당 청원에는 "아직도 이런 기사가 있다니 화가난다", "처벌을 못한다니 아이를 잃어버려야 처벌할건가" 등 분노를 드러내는 누리꾼들의 댓글이 달렸다.

반면 버스기사와 업체, 서울시를 통해 당시 상황이 전해지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누리꾼들의 의견도 제기돼 사건의 진실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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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강동석  | 2017.09.14 21:46

요즘 세상 살기가 너무 팍팍해서인듯... 맘충이라는게 그냥 나온 단어가 아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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