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전술핵 재배치 언급 부적절..한·일 국방력 강화 지지"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미국 국방부가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삼가면서 한국와 일본의 국방력 강화를 지지한다고만 밝혔다.

12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로건 미 국방부 동아태 대변인은 11일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입장을 묻는 VOA의 질문에 "핵 관련 사안은 비공개 논의로 제한한다"며 "미국은 계속 미 동맹국들과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지만 이 시점에서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할 수 있다"고 답했다.

다만 로건 대변인은 "미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국과 일본이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을 계속 지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 국무부 동아태 대변인도 즉답을 피한 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모든 수단을 사용해 북한에 최대 압박을 가하고 연합 군사력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 당국의 답변과 관련, VOA는 이런 반응이 5년 전과 다르다고 전했다.

캐서린 윌킨슨 당시 국방부 동아태 대변인은 2012년 전술핵 재배치 방안을 묻자 그런 계획과 의지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빅토리아 눌런드 당시 국무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전술 핵무기는 한국 방어에 불필요하며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 정책을 지지한다고 강조했었다.

이런 미국의 입장 변화는 최근 일부 미 유력 매체들이 제기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전술핵 재배치 방안 논의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VOA는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3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정권에 대한 극적인 경고 차원에서 전술핵 재배치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미 NBC 방송도 지난 8일 백악관과 국방부 관리들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전술핵 재배치를 포함한 대북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은 지난 1958년부터 1991년까지 소련과 중국 억제 등을 이유로 총 11개 유형의 전술 핵무기를 한국에 배치했었다.민간단체인 미 군축협회는 지난 7월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보고서를 인용해 미군이 모두 500여 개의 전술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