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취업자 20만명선 '턱걸이'…청년실업률 99년 이후 최고(종합)

8월 고용동향/자료=통계청

올해 들어 30만~40만명 선을 유지하던 취업자 증가 폭이 지난달 20만명을 겨우 넘었다. 제조업 고용이 불안한 상황에서 일자리 지표를 뒷받침했던 건설업이 부진해서다. 날씨 요인이 컸다. 연이은 장대비로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근로자 수가 줄어든 게 취업자 수 증가를 제약했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8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후 18년 만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74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만2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올해 2~7월 30만~40만명 선을 기록했던 모습과 비교해 한참 뒤떨어진다. 기간을 넓게 보면 2013년 2월(20만1000명) 이후 4년 6개월 만에 가장 적게 늘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을 둔화시킨 산업은 건설업이었다. 건설업 취업자 수는 192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4000명 느는데 그쳤다. 전체 취업자 지표가 호조였던 2~7월에 건설업 취업자 수 증가 폭 역시 계속 10만명을 웃돌았던 것과 대비된다.

통계청은 최근 건설업 일자리 지표가 둔화되고 있긴 하지만 날씨 영향이 워낙 컸다고 했다. 지난달 잦은 비로 아파트 마무리 공사에 투입되는 일용직 근로자 수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전체 일용직 종사자 수는 전년 대비 3만6000명 줄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비가 내린 날은 15.2일로 전년(8.2일)보다 2배 가량 많았다.

건설업 일자리는 호재와 악재가 공존한다. 일손이 많이 필요한 아파트 준공 물량이 내년 상반기까지 몰려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2015년부터 새로 짓는 아파트 물량이 확대된 영향이다.

건설업이 앞으로 전체 고용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최근 건설경기 부진, 건설 선행지표 악화,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 등이 그 근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건설업 생산은 1.3% 감소하며 2년 6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건설 선행지표인 건설수주 역시 지난 7월 30.8% 줄었다.

실업자수가 7개월 만에 100만 명 이하를 기록한 가운데 9일 서울 시내 한 대학교에서 학생이 취업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7월 실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만1,000명이 감소한 96만 3000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청년실업률은 9.3%로 0.1% 상승했다. 2017.8.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숙박 및 음식점업도 고용 부진이 깊어졌다. 이들 산업의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4만명 줄며 전달(-1만8000명)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반면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2만5000명 늘며 3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조선·해운 구조조정으로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 5월까지 11개월 연속 감소했다.

청년실업률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였다. 지난달 청년실업률은 9.4%로 8월 기준으로는 1999년(10.7%) 이후 최고였다. 구직단념자, 취업준비생까지 포함해 체감실업률을 뜻하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 역시 22.5%로 1년 전보다 1.0%포인트 올랐다. 지난 7월 국회를 통과한 11조2000억원 규모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이 아직 힘을 발휘하지 못한 모양새다.

전체 실업률은 3.6%로 전년과 같았다. 다만 산업 구조조정 지역의 실업률 상승세는 지속됐다. 전남(3.0%), 부산(4.9%), 전북(2.1%) 실업률은 각각 전년보다 0.3%포인트, 0.9%포인트, 0.8%포인트 상승했다.

자영업자 수는 전년 대비 3000명 줄었다. 은퇴한 중·장년층이 치킨집 등 영세 자영업으로 몰리는 현상이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부터 10만명을 웃돈 자영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 2월(21만3000명) 정점을 찍고 감소하고 있다.

고용률은 61.1%로 전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6.7%로 0.3%포인트 올랐다.

김이한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8월 고용이 둔화된 것은 기상여건 등 일시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지만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내수부진 등 다른 위험도 상존한다"며 "신속한 추경 집행을 통해 고용 회복 동력을 강화하고 청년 등 취업 취약계층의 어려움 해소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