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업계 "정부가 원가공개 강제" 반발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가맹분야 불공정관행 근절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2017.07.18.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공정거래위원회가 13일 가맹사업자 권익제고를 위한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것과 관련,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사실상 원가와 마진 공개를 강제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공정위는 시행령에서 필수품목을 통한 가맹금 수취여부와 필수품목별 공급가격 상·하한, 가맹사업자별 평균가맹금 지급 규모 등을 정보공개서에 의무기재 하도록 했다. 아울러 가맹본부 특수관계인 관련 정보와 리베이트 수수내역도 함께 공개하도록 했다. 이는 지난 7월 발표한 가맹사업 불공정관행 개선 대책의 연장선상에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필수품목을 통한 가맹금 부과내역을 공개하라는 것은 한마디로 원가와 마진을 공개하라는 것과 같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필수품목을 통해 영업기밀인 원가와 마진을 유추할 수 있는 데다 이를 누구나 볼 수 있는 정보공개서를 통해 공개하라는 것은 지나친 개입이자 규제"라면서 "공정위 요구대로라면 개별 품목의 원가와 마진 등 기업의 영업기밀이 누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게 싫다면 원가수준으로 필수품목 공급가를 낮추고 가맹점의 수익중 일부를 로열티로 받으라는 것인데 이는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고 말했다.


국내 가맹점주의 로열티에 대한 지재권적 인식이 낮은데다 가맹점 매출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이고 이미 적잖은 가맹본부들이 직접 필수품목 공급을 위한 설비투자를 한 상태여서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필수물품 정보가 불투명해 가맹사업자가 혼란스러워 한다는 취지는 알겠지만 통상 가맹 사업설명회에서 브랜드의 수익성을 충분히 설명한다"면서 "가맹본부가 도매상이라면 가맹점은 물품을 받아 일정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소매상인데 최종 마진(수익)이 중요한 것인데도 자꾸 도매가를 따지려하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김상조 위원장은 지난달 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마진공개는 시장경제 원리에 위배된다'는 업체들의 반발에 대해 "공정위가 영업기밀을 공개하면 소송하라"고 맞받아친 바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공정위가 자신들이 아닌 업체들 스스로 원가와 마진을 공개하도록 시행령을 개정한 것"이라면서 "가맹본부 매출액은 필수품목 마진이 사실 전부인데 원가를 까놓고 장사하라면 국내에서 가맹사업이 크게 후퇴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반면, 특수관계인 정보공개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일부 프랜차이즈 회사들이 친인척을 통해 과도하게 통행료를 받고있는데 업계 전체가 도매금으로 넘어가고 있다"면서 "공급선을 투명화한다는 차원에서 환영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을 통해 시행령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