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보조금 '내 돈'처럼 쓴 청소년경제지 임직원 집행유예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 News1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국고보조금을 마치 자기 돈처럼 쓰고 다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청소년 경제지 임직원이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김태업)는 1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배임증재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청소년 경제지 A사 설립자 방모씨(54)와 이모씨(55)씨에게 각각 징역3년에 집행유예 4년,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방씨의 전 부인으로 사단법인 한국경제교육협회에서 근무하며 방씨의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는 허모씨(51)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업무상횡령방조 혐의를 받는 신문제작업체 대표 우모씨(52)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방씨와 이씨에 대해 "허씨가 청소년 경제신문 발간의 용역을 밀어준 것을 기화로 부정한 청탁을 하며 1억5000만원이 넘는 금품을 교부하고 19억원에 가까운 거액을 횡령했다"며 "용역대금의 원천인 국고보조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해 경제교육 진흥사업에 대한 공정성과 사회적 신뢰를 손상시켰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들의 범행으로 인한 피해가 변제되지 않고 방씨가 범행을 은폐하려했던 정황 등을 볼때 죄질이 나쁘고 비난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대체로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청소년 경제 교육에 기여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방씨와 이씨가 배송비를 부풀려 받는 수법으로 돈을 빼돌린 혐의에 대해서는 이득액 5억5170만원 중 3억1000만원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해 5억원이 넘으면 가중처벌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의 횡령죄가 아닌 형법상 횡령죄를 적용했다.

재판부는 허씨의 경우 배임증재가 아닌 배임증재에 대한 방조죄를 적용했다. 재판부는 "방씨와 이씨의 배임증재 행위를 도우며 스스로 배임증재의 이익을 직간접적으로 향유했다. 공범으로 인정할 수는 없어도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방씨와 이씨, 허씨는 청소년경제신문 발간사업을 총괄하고 있던 한국경제교육협회 사무총장 박모씨에게 총 56차례에 걸쳐 1억5650만원의 상당의 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청소년경제신문 발간사업은 지난 2009년 8월 무렵 정부 시책으로 시행된 사업이다. 기획재정부는 사업을 시행하면서 한국경제교육협회를 경제교육 주관기관으로 지정하고 2009년부터 2013년까지 268억원 상당의 국고보조금을 지원했다.

검찰에 따르면 방씨 등은 박씨에게 돈을 건낸 뒤 이 사업을 사실상 독점적으로 수주하는 특혜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56억5750만원에 가까운 용역 대금을 받아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방씨, 이씨는 친척이나 지인 명의로 인건비를 지급받는 수법으로 회사돈 11억1487만원을 빼돌려 생활비, 전세자금 등으로 써 버린 혐의도 받고 있다. 또 배송비를 부풀려 되돌려받는 방법으로 5억5170만원을 챙긴 뒤 생활비 등으로 쓰거나 박씨에게 '상납'한 혐의도 받았다.

방씨는 우씨와의 사이에 마치 실제 거래관계가 있었던 것처럼 꾸며 회사로부터 용역비 4억8465만원을 받아낸 뒤 이를 모두 생활비 등에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