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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에리언 "美에만 좋은 약달러, 세계경제 회복 위협"

장기 달러 약세, 미국 외 다른 지역 경제에 역풍…외환시장서 제로섬 요인 늘려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입력 : 2017.09.1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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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에리언 "美에만 좋은 약달러, 세계경제 회복 위협"
"올해 진행된 달러 약세가 전 세계 경제회복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자문이 13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엘 에리언 자문은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에서 지난 10개월간 진행된 달러 약세가 미국 외 지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세계 경제 회복세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달러가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과 맞물려 하락했다.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올해 들어 9% 하락했고 지난주 33개월 저점까지 떨어졌다. 달러는 엔, 유로 등 선진국 통화뿐 아니라 신흥국 통화 대비로도 떨어졌다. 급속하면서 광범위한 하락세다.

엘 에리언은 이 같은 달러 약세가 유럽과 아시아 등 미국 외 지역의 경제회복세 가속화로 인해 시장의 기대가 달라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회복세 가속화로 유럽 등 다른 지역의 통화정책 정상화 수준이 미국과 좁혀질 것으로 관측되면서다.

실제로 유럽과 아시아 지역 경제성장률과 성장 전망치는 모두 불과 지난 몇 달 새 개선됐다. 절대적인 성장 속도 및 미국의 경제성장 기대와 비교한 상대적인 회복세 모두 빨라졌다.

미국은 2015년 12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여전히 통화부양책을 진행 중인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일본보다 통화정책 정상화에 앞서 있었는데, 이 격차가 줄어들게 될 것이란 전망이 고조된 것이다.

동시에 12월 미국 금리 인상 기대도 급격히 줄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6월 연내 한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지만, 지금은 올해 내 FRB가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30%에 못 미친다. 시장은 이제 미 금리 인상이 내년 6월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상황에서 마침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르면 다음 달 양적완화 축소 계획을 밝히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엘 에리언은 달러 약세의 여파가 미국과 그 외 경제권에 상반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달러 약세로 미국 외 지역의 정책 추진이 늦춰지는 상황을 우려했다.

전반적인 미국 경제에 달러 약세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을 강화해 경제활동과 일자리 창출에 순풍이 될 수 있다. 금융시장에도 호재다. 뉴욕증시 S&P500지수 상장기업 대부분이 매출의 상당액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기 때문이다.

또 달러 약세는 FRB가 정상화를 무리 없이 할 수 있게 돕는다. 금리 인상이나 FRB의 자산규모 축소 등 통화정책 정상화가 경제성장을 저하시키거나 금융시장의 불안정을 야기하지 않도록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외 나머지 세계에는 부정적이다. 유로존 경제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인플레이션 하방압력을 달러 약세가 더 키울 수 있다. 유로화 가치가 오르면 수입물가가 떨어지면서 인플레 하방압력도 커지기 때문이다. 달러 약세로 ECB의 통화정책 정상화 등이 지연되고 이 외 친성장적 정책 실현이 계속해서 늦춰질 경우, 유로존의 성장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달러 약세가 외환시장에서 자국 통화 절상을 감내하기 어려운 국가들의 국가주의를 촉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는 "독일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국가가 급속한 자국 통화 절상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통화 절상의 영향을 상쇄할 만한 성장엔진이 여전히 너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로 인해 외환시장에서 (한쪽이 이득을 보면 한쪽은 손해를 봐야 하는) 제로섬적 요소들이 늘었다"며 "이런 요소들이 경제적 국가주의에 불을 붙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모든 국가가 서로 자국의 통화 절하를 유도하는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엘 에리언은 리차드 닉슨 정부에서 당시 재무장관이던 존 코널리가 1971년 유럽국가에 남긴 "달러는 우리 통화지만 당신들의 문제"라는 유명한 말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날 세계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 통화정책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 인해 이 말이 지금도 일반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 상황이 더 총체적이고, 공조한 정책 대응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외환시장이 세계 경제의 동시적인 회복을 공고화하는 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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