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앙 챔피언십 초유의 첫날 무효…박성현 '천우신조'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첫날 경기가 폭우로 전면 취소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한 홀에서만 5오버파(퀸튜플보기)를 기록하는 등 극도의 난조를 보였던 박성현에게는 뜻밖의 행운이 찾아온 셈이다.

마이크 완 LPGA 커미셔너는 14일(현지시간) 에비앙 챔피언십 1라운드 전면 취소를 발표했다. 이튿날 첫날과 같은 티타임으로 경기를 진행하고 전체 경기를 54홀로 축소 진행키로 했다. 경기가 열린 에비앙 지역에서는 이날 새벽부터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다. 이에 따라 1라운드가 경기 시작 2시간19분만에 중단됐고 끝내 첫 라운드가 전면 취소됐다.

박성현으로서는 그야말로 천우신조였다. 박성현은 이날 유소연, 렉시 톰슨(미국)과 한 조로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11번 파4홀에서 티샷이 러프로 향하고 서드샷이 벙커에 빠지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급기야 벙커샷이 펜스 밖으로 튀어 벌타를 받았고 다음 샷이 다시 벙커에 빠지는 등 극도의 난조를 보였다. 결국 7온 2퍼트로 이 홀에서 무려 5오버파를 쳤다.

12~13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컨디션을 회복하는 듯 했던 박성현은 14번홀(파3)에서 다시 티샷을 벙커에 빠트리는 등 난조를 보이며 트리플보기를 기록했다. 5개 홀을 마친 박성현은 6오버파로 한때 순위가 60위로 떨어졌다. 악천후와 컨디션 악화를 감안하면 경기 재개 후 컷오프 가능성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LPGA가 1라운드 전면 취소를 결정하면서 박성현은 다음날 새로 경기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유소연으로서는 다소 아쉬운 상황이 됐다. 유소연은 13~14번 홀을 연속 버디로 홀아웃했다. 경기가 중단된 시점에 제시카 코르다(미국)와 함께 2언더파를 기록하며 공동 선두로 나선 상황이었다. 1라운드가 취소됐지만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며 호성적을 기대케 했다.

한편 경기가 열린 프랑스 에비앙 르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 코스는 전년 대회 대비 러프가 길고 거칠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수들이 쇼트게임은 물론 경기 전반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상태다. 대회에 참가한 한국 선수들은 예년에 비해 드라이브샷 거리가 짧아지고 러프가 길어졌다는 분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