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권유 사기 전화·문자 주의하세요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 지난달 3일 A씨는 ○○캐피탈 직원을 사칭한 사기범으로부터 저금리 대환대출을 해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사기범은 우선 기존 대출금을 갚아 대출기록을 삭제해야 신용도가 올라가 대출이 가능하다며 알려주는 계좌로 돈을 넣토록 유도했다. A씨는 이를 믿고 2500만원을 대포통장으로 보냈고 사기범은 돈이 입금된 뒤 유유히 잠적했다.

금융감독원과 방송통신위원회는 저금리 대출, 기존 대출의 대환대출 등을 미끼로 한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문자를 오는 18일부터 29일까지 발송한다고 17일 밝혔다. 다음달 추석 명절 연휴를 틈다 이같은 보이스피싱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란 전망에서다. 문자는 이동통신사 3사의 명의로 발송되며 알뜰통신사 9월분 요금고지서를 통해서 피해예방 정보도 안내한다.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은 대출모집인의 전화 영업방식과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수법이 정교화, 지능화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를 악용해 대포통장 없이도 거액의 피해금을 인출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피해금액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5월 98억원이었던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6월 126억원, 7월 135억원에 이어 8월에는 180억원으로 급증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저금리 대출을 해준다며 수수료(보증료, 전산 작업비, 대출 진행비 등) 요구 △편법으로 거래실적 올려 신용등급 상승 가능 △기존 대출금을 저금리 정부지원 자금(햇살론 등)으로 대환해줄테니 지정계좌로 입금 요구 △저금리 대출 위해서는 우선 고금리 대출 이력 필요 등의 이야기를 할 경우 보이스피싱임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대출 권유 전화를 받으면 일단 의심하고 전화를 끊는 것이 안전하며, 피해를 입은 경우에는 신속하게 경찰서나 해당금융기관에 지급정지를 신청해야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추석명절이 다가옴에 따라 급전이 필요한 서민의 절박한 심리를 악용한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이 더욱 늘어날 우려가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