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수혜주? IPO '4차 산업혁명' 주의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4차 산업혁명 테마가 붐을 이룬다.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상장이 최근 급증했고 공모주 투자자들의 자금도 이 곳으로 집중되고 있다.


공모 경쟁률은 물론 상장 후 주가흐름도 좋아 당분간 추세가 이어질 전망인데, 직접 연관이 없는 기업들까지 억지홍보를 하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IPO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으로 언급된 모바일어플라이언스 (2,430원 ▼155 -6.00%), 지니언스 (11,430원 ▼120 -1.04%), 데이타솔루션 (7,170원 ▼380 -5.03%), 모트렉스 (12,230원 ▼470 -3.70%), 알에스오토메이션 (16,690원 ▼830 -4.74%)은 공모가 밴드 최상단에서 상장이 결정됐다.

이 기업들은 기관투자자 사전 수요예측 뿐 아니라 일반투자자 청약에서도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알에스오토메이션은 올해 예비심사를 통과한 신규상장 기업 중 처음으로 청약경쟁률이 1000대 1을 넘어섰다.

이 밖에 지니언스는 922.71대 1, 데이타솔루션은 733.74대 1, 모바일어플라이언스는 636.77대 1로 비교적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상장 이후 주가 흐름도 눈에 띈다.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을 보유한 모바일어플라이언스 현재 주가는 1만450원으로, 공모가대비 198.5% 상승했다. 공정자동화 장비와 로봇모션 제어부품 등을 생산하는 알에스오토메이션의 현재 주가는 1만3950원으로 공모가대비 132.5% 올랐다. 빅데이터 회사 데이타솔루션은 38.4%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IPO를 진행하는 기업들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더라도 4차 산업혁명 마케팅을 은연중 강조하는 분위기다.

힘스 (5,820원 ▼60 -1.02%), 코미코 (10,670원 ▼920 -7.94%), 하나머티리얼즈 (54,900원 ▼1,500 -2.66%) 등 반도체 관련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모든 영역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연결논리를 만들었다. 신흥에스이씨 등 자동차 부품사는 전기차 시장 확대를 IR 포인트로 잡았다.

하림그룹 지주회사 제일홀딩스는 상장 이후 식품과 IT를 연계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겠다고 발표했다. 금호산업 손자회사인 아시아나IDT는 전산시스템 개발 회사지만 상장 이후 인공지능,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사업 진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는 IPO 흥행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기업들의 상황을 이해한다면서도 최근 추세가 지나친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너도나도 4차 산업혁명 수혜를 강조하고 있는데, 추후 별다른 사업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오히려 실망감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4차산업혁명 수혜주 중에서도 옥석가리기가 필수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4차 산업혁명 수혜주 찾기 열풍이 일어났는데, 무분별한 억지도 많았다”며 “올해 공모시장에서도 4차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많지만 실체를 잘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모주 투자자는 산업의 흐름과 동향, 그리고 해당 기업의 사업구조와 기술력 등을 꼼꼼히 파악해 진짜 수혜주를 골라낼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