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새서 아이 죽을 뻔 했다"며 협박…알고보니 '미혼'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사진=뉴스1 방은영 디자이너

가스가 누출돼 자녀들이 병원에 실려갔다며 도시가스 콜센터 상담원에게 난동을 부린 3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뉴스1에 따르면 부산 남부경찰서는 18일 공갈미수와 업무방해, 폭행 등의 혐의로 A씨(36)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0일부터 24일까지 도시가스 콜센터에 하루 평균 5시간에 걸쳐 전화를 걸어 업무를 방해하고, 센터장에게는 가스누출 보상금 150만원을 주지 않으면 언론사에 알리겠다며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서울에 거주하는 도시가스 콜센터 상담원 직원 B씨에게 "우리 아이가 용서할 때까지 무릎꿇고 빌어야 한다"며 "퇴근하지 말고 회사에서 기다리다 내가 전화하면 부산으로 바로 내려오라"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해당 직원 B씨는 A씨에게 전화를 받은 당일 밤 10시30분까지 퇴근하지 못하고 4세 쌍둥이 자녀를 데리고 회사에서 대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콜센터 상담직원 B씨는 A씨의 상담내용을 토대로 가스누출이 아닌 가스레인지의 기계적 결함으로 판단하고 안내했다. 하지만 A씨가 "아이가 구토를 하고 병원응급실에 실려갔는데 가스 누출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찰조사 결과 A씨는 자녀가 없는 미혼남성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부산도시가스 회사를 직접 방문해 B씨를 거론하며 마구 욕설을 퍼붓고 직원 2명을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서비스 업종이 소비자 불만이나 민원에 취약하다는 점을 노리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피해자 진술을 확보해 검거했다.

A씨는 경찰에서 혐의를 인정하고 "(피해자들이)이렇게까지 큰 스트레스를 받거나 고통을 겪고 있을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