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소방관 빈소 찾은 김부겸…美 출장일정 연기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18일 강릉 석란정 화재 진압 도중 순직한 고(故) 이영욱 소방위(59)와 고(故) 이호현 소방사(27)의 합동분향소를 찾아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한뒤 묵념하고 있다./뉴스1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18일 당초 예정됐던 '미국 순방' 일정을 미루고 화재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 2명의 빈소를 찾고 조문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당초 이날 오전 미국 뉴욕으로 출국해 다음날부터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지만 강릉 석란정화재 순직소방관 빈소를 찾은 후에 출국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전날 화재진압 현장에서 순직한 강릉소방서 경포 119안전센터 소속 고(故) 이영욱 소방위(59)와 이호현 소방사(27)의 합동분향소를 찾아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한 뒤 묵념했다.

김 장관은 당초 이날 열린정부파트너십(OGP) 고위급 회의 및 운영위원회 회의 참석차 미국 출장길에 오르기로 돼 있었다. 19일부터 20일까지 미국 뉴욕 UN본부서 열리는 OGP 고위급 회의에 참석해 열린정부 모범 사례로 국민참여 정책제안 플랫폼인 '광화문 1번가'를 소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석란정화재으로 소방관 2명이 순직했다는 소식을 듣고 출장일정을 연기했다.


김 장관은 전날 밤 10시 6분경 페이스북에 '두 소방관의 순직은 국가의 빚'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심경을 대변했다.

김 장관은 "소식을 들은 새벽부터 내내 마음이 무겁다"면서 "지난 15일 국장단회의에서 약간 언성을 높였다. 소방관들이 각종 손배 소송에 시달린다는 기사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을 부수거나 교통사고를 내도 분초를 다투는 진화나 구급 업무 때문이지 개인 잘못이 아니다"면서 "그렇다면 국가가 책임져야지 개별 소방관더러 물어내라고 하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법을 만들든 제도를 고치든 무조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한 분은 내년이면 정년 퇴직을 하실 이영욱 소방위로 저와 갑장이다. 또 한 분은 이제 소방관 된 지 여덟 달이 된 신참 이호현 소방사다. 이제 스물일곱으로 꽃다운 청년"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전쟁터도 이렇게 무참하진 않을텐데 어떻게 이런 가혹한 일이 일어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내일 아침 일찍 강릉 빈소로 내려가겠다. 적어도 제가 있는 동안 작은 것부터라도 고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석란정 화재를 진압하다가 정자가 무너져 잔해에 깔렸다. 석란정 화재는 지난 16일 오후 9시45분 발생해 12분 만에 진압됐지만, 17일 새벽 3시51분쯤 재발화해 8분만인 3시59분쯤 진화됐다. 두 대원은 건물 내부에서 잔불 정리를 하다가 오전 4시29분에 변을 당했다.

두 사람의 영결식은 19일 오전 10시 강릉시청 2층 대강당에서 강원도청장으로 치러진다. 영결식에는 김 장관도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