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4차산업혁명 시대 IPO 위축, 모험자본 위기"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진행된 '제1회 머니투데이-IPO 컨퍼런스'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4차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IPO(기업공개) 시장의 활성화가 절실하다. IPO 시장 위축은 주요 벤처기업에 모험자본이 유입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4차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큰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1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제1회 IPO 컨퍼런스에서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창업 초기 단계(얼리 스테이지) 기업이 IPO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문제"라며 "금융투자 업계가 보다 적극적으로 리스크테이킹(위험감수)을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180,700원 ▲1,100 +0.61%) 같은 기업이 증시에서 나오지 않기 때문에 모험자본 공급이 위축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1999년에 설립된 네이버는 2002년 시가총액 약 1600억원으로 상장됐다. 현재 가치는 25조원이 넘는다. 반면 최근 상장된 넷마블게임즈 (56,100원 ▲1,600 +2.94%),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는 성숙단계에서 상장된 것으로 평가된다.

황 회장은 "최근 비상장 기업들이 다 큰 어른이 돼서 예쁘게 화장을 한 뒤 상장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투자자를 너무 보호하다 보니 상장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 '규제의 역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IPO는 우리 경제와 산업, 기업에 대단히 중요한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많은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기업이 IPO 할 때 공모물량 배분 규제, 인수회사 단기매매차익 반환, 관계인수인 인수증권에 대한 수요예측 불허 등 글로벌 사례와 비교하면 불합리한 규제가 아직도 많다"고 지적했다.


황 회장은 또 "주관을 맡는 증권회사와 투자자 등 시장 참여자는 공모시장을 통해 단기차익만 노릴 게 아니라 작은 나무가 거목이 될 수 있도록 기업의 동반자 혹은 멘토 역할을 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진행된 '제1회 머니투데이-IPO 컨퍼런스'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이와 관련,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원장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신성장 산업이 우후죽순 나타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가상과 현실이 융합하는 산업환경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우리 자본시장 역시 환경 변화에 맞춰 IPO 시장이 어떻게 유망기업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고민이 많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기업의 핵심기술과 독창적 사업 모델이 코스닥 상장 유치 제도와 연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한국거래소도 이를 위해 기술성평가제도 확대 및 절차 간소화, 적자기업의 상장을 위한 테슬라 요건과 상장주관사 추천제 도입 등을 통해 IPO 시장의 역할 강화를 준비해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열린 IPO컨퍼런스에는 발행사와 주관사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 IPO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