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추경' 전주 초코파이 살렸다

최혁종 전주초코파이 대표(왼쪽 흰옷)가 지난 18일 전북 전주에 위치한 생산공장에서 김형수 중소기업진흥공단 전북지역본부장(가운데 흰옷)에게 제품 제작과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지영호 기자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올스톱된 공장이 이제 돌아가기 시작했어요. 긴급경영안정자금을 받게 되면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습니다.”


지역명을 브랜드로 내세운 ‘전주 초코파이’ 최혁종 대표는 지난 18일 전북 전주시 옛 일양약품 부지에 신설한 공장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공장 창고에선 한 직원이 새로 입고된 듯한 계란들을 관리하고 있었고 다른 한편에선 제품을 만드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전국 수제 초코파이 시장은 ‘전주 초코파이’와 함께 ‘PNB풍년제과’ ‘풍년제과’(강동오케익)가 3파전을 벌인다. ‘풍년제과’ 타이틀을 두고 다른 두 회사가 상표권 분쟁을 벌이는 사이 전주한옥마을에서 입지를 다지던 ‘전주 초코파이’는 온·오프라인을 기반으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23억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지난 8월 ‘살충제 계란’ 사태가 발생하면서 최 대표는 직격탄을 맞았다. 원료의 30%를 차지하는 계란의 유해성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생산을 계속할 수 없었다. 직매장 운영을 포함해 유통업무와 생산공정을 2주간 중단했다. 살충제 성분이 포함된 계란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사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한때 32명이던 직원을 지난달 17명까지 줄였다.

최 대표는 “유통 중단에 따른 피해보상금과 생산에 투입되지 않은 인력에 대한 인건비 등으로 공장 운영이 어려운 상태였다”며 “신규 생산설비 투자로 이미 돈을 다 끌어모은 상태여서 자금 경색이 예상되던 시기였다”고 밝혔다.


그는 중소기업진흥공단 전북지역본부에 긴급 자금수혈을 요청했다. 지난해 시설투자 용도로 1억5000만원을 지원받은 터라 위기상황을 잘 이해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행히 지역본부에도 추가경정예산이 배정되면서 지원에 숨통이 트였다. 서류절차가 마무리되는 이달 말이면 2억원의 긴급경영자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최 대표는 이달 4명을 복직시키는 등 경영 정상화의 시동을 걸고 있다. 전북 익산에 조성 중인 국가식품클러스터의 입주 계획도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떠났던 직원들이 다시 하나둘씩 복귀하고 있다”며 “식품클러스터 입주가 확정되면 양질의 일자리를 더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앞서 정부는 일자리 추경을 진행하면서 중진공에 8000억원 규모의 자금 투입을 결정했다. 이중 전북지부에 배정된 자금은 192억원이다. 이달 15일 현재 창업지원자금, 신성장기반자금, 일반경영안정자금 등에서 51억9000만원을 집행했다. 일거리가 몰리면서 관내 기업실사 인력이 부족하자 본부 인력까지 충원받는 실정이다.

전북지부는 지원 기업 선별작업이 상당수 마무리된 만큼 이달 말이면 추경 집행실적이 173억원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 경우 집행률은 90.1%다. 추석 전까지 추경을 70% 이상 집행하겠다는 정부의 목표치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김형수 중진공 전북지역본부장은 “너무 늦지 않은 시점에 추경이 집행돼 지역경제를 이끄는 기업들에 ‘가뭄의 단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남은 추경 자금도 기업에 효과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보다 면밀히 심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