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보험산업 근본적 바꿀 것…적극적 대응 나서야"

블록체인 적용이 활성화될 경우 보험산업의 근본적인 환경이 바뀔 수 있어 업계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규동 보험연구원은 연구위원은 19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인슈어테크와 보험산업' 정책세미나에서 "블록체인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처럼 단순히 보험 산업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보험산업의 근본을 바꿔 놓을 수 있다"며 "국내 보험업계도 해외 보험사들처럼 블록체인을 이용한 보험시장의 확대·성장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흔히 '분산원장기술(DLT)'이라 불리는 블록체인은 네크워크 참여자들이 동일한 정보를 모두 공유하는 분산형 네트워크다. 이 때문에 데이터 위변조가 불가능한 반면 모든 거래를 추적할 수 있어 신뢰성과 투명성이 높다.

국내 보험산업의 블록체인 적용 가능 분야. /자료=보험연구원

해외 글로벌 보험사들은 이미 대재해보험, P2P보험 등 상품과 블록체인의 접목을 시도 중이다. 알리안츠그룹 자회사인 알리안츠리스크트랜스퍼(ART)는 블록체인에 기반한 스마트계약 기술을 이용해 '대재해스왑' 계약을 체결했다. AIG 역시 복잡한 여러 국가의 위험보장을 관리하기 위한 스마트 보험계약을 개발한 상태다. 대재해보험은 보험사들이 지진, 허리케인 등 재난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보험계약을 채권 형태로 증권화해 자본시장에 유통시키는 것을 뜻한다.

P2P보험은 보험계약자들끼리 위험을 보장하는 형태의 보험으로 현재 미국 P2P보험사 다이나미스는 가상통화 이더리움에 기반한 P2P보험을 개발 중이다. 김 연구원은 "블록체인을 통하면 보험 및 대재해채권의 스마트계약화와 P2P보험의 활성화될 수 있다"며 "보험회사 역할이 다변화하고 보험산업 진입장벽이 완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국내 역시 블록체인을 보험산업에 적용하는 시도가 있지만 해외 글로벌 보험사에 비하면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교보생명은 블록체인을 이용해 실손의료보험의 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을 현재 구축 중이다. 생명보험업계는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결성해 본인인증 시스템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보험산업의 경우 △본인 인증 간소화 △표준화된 보험상품 보험금 지급 공동망 구축 △보험정보 및 통계관리에 블록체인을 적용할 수 있다고 봤다. 김 연구위원은 "본인인증 시스템으로 모든 금융기관과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해지며 보험금 지급 시스템, 보험정보 관리를 공동 운영해 효율성 및 신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며 "이 경우 보험금 중복 청구, 과다 진료 및 보험사기 관련 징후를 조기에 확인할 수 있어 보험금 지급심사 차이로 인한 민원이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통적 보험회사는 보험계약자 보호를 위해 책임준비금 적립 및 지급여력 유지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P2P 보험 서비스나 보험연계증권(ILS) 발행 서비스만 제공하는 회사의 설립이 가능해지면 보험업의 진입 장벽이 낮아져 기술력을 앞세운 새 서비스 제공자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김 연구위원은 "보험산업의 변화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언더라이팅, 보험료 산출 등 보험사가 가진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한편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시장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