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반대"…재독 망명객 출신 50대 분신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시민단체로 구성된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회원들이 8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사드 추가 배치 강행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마지막 재독 망명객으로 알려진 조영삼씨(58)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반대"라는 글을 남긴 채 분신을 시도했다.

19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마포구 상암동의 한 고층 빌딩 18층 테라스에서 조씨가 분신을 시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이날 오후 4시10분쯤 시너로 추정되는 인화물질을 1리터짜리 플라스틱 병에 담아 몸에 뿌리고 불을 붙인 채 쓰러져있었다.

이를 발견한 목격자가 소화기로 조씨에게 붙은 불을 끄고 경찰과 소방서에 신고했다. 조씨는 구급대에 의해 화상전문병원인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으나 분신으로 온 몸 95%에 전신 3도 화상을 입어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경찰 조사 결과 조씨는 분신 전 "사드 배치는 긴장을 초래하고 전쟁의 위협만 가중시킨다",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정부, 미국에게 당당히 말하고 성공 기원합니다"는 네 장 분량의 글을 현장에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또 글에는 "저는 오래전 독일에 있을 때부터 대통령님을 지지하고 존경해왔던 사람입니다. 제19대 대통령후보 문재인 남북협력 정책특보 조영삼"이라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

현장에는 글과 함께 '남북협력 정책특보'라는 올해 4월29일자 임명장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밀양시지회'라는 단체명이 적힌 종이가 발견됐다.

마포경찰서 관계자는 "분신 동기 등 자세한 사건 경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조씨는 북한에 송환된 비전향장기수 고(故) 이인모씨(2007년 사망)의 초청을 받아 독일을 거쳐 1995년 8월 방북했다. 조씨는 그 해 독일정부에 망명을 신청했고 독일정부는 이를 허가했다.

조씨는 2012년 12월 자진 귀국하면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국가정보원에 체포됐다. 서울중앙지법은 2013년 조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그를 석방했다.

조씨는 이후 2014년까지 한 온라인 매체에서 시민기자로 활동했다. 조씨가 분신을 한 18층 건물은 해당 매체가 입주해있다. 경남 밀양에 사는 조씨는 사드 반대 활동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