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회장 추행 혐의 피소…경찰 "당장 소환안해"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서울 강남구 동부그룹 사옥 /사진=뉴스1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73)이 30대 여성 비서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동부 측은 여러 정황상 강제성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경찰은 김 회장이 사건이 불거지기 전부터 지병 치료로 외국에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당장 소환 조사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김 회장의 비서로 근무한 A씨(31)가 이달 11일 김 회장에 대한 강제추행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제출된 고소장은 A씨가 김 회장으로부터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상습적으로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다. A씨는 2014년 초부터 올해 7월까지 동부에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자신의 스마트폰 등에 담긴 영상과 녹취록 등을 증거물로 제출했다. A씨는 증거물을 바탕으로 김 회장이 자신의 신체 부위를 수십 차례 강제로 만졌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동부그룹은 두 사람의 신체 접촉은 있었지만 강제 추행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오히려 A씨가 이를 빌미로 거액을 요구해왔다고 밝혔다.

A씨 측이 8월 초부터 합의 대가로 100억원 이상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일부 신체 접촉은 있었지만 당사자 동의 아래 이뤄진 것"이라며 "애초 금전을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상황을 연출한 후 증거 영상을 녹화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동부 측은 A씨가 금전 요구를 직접 한 것이 아니라 지인을 통해 요구한 점을 감안할 때 브로커가 개입한 것으로도 추측한다.

이 관계자는 "A씨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나서서 돈을 요구했다"며 "돈을 줄 수 없다고 하자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아직 김 회장에 대한 조사 일정은 잡지 못한 상태다. 김 회장은 사건이 불거지기 전인 올해 7월 말부터 간과 신장 등의 질병으로 치료차 미국에 머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인 쪽만 조사가 진행 중이고 피고소인 쪽이 조사가 전혀 안 됐다"며 "(김 회장이) 미국에서 돌아오면 양쪽의 주장을 모두 확인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